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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방역패스 단속 첫날, QR코드 먹통에 시민 불편…자영업자도 불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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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저녁 식사 앞둔 시기에 혼란 이어져…"밥 한번 먹기 힘들다"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 식당과 카페 등에서 '방역패스'(백신패스) 확인을 의무화하고 이를 강제할 수단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13일은 종일 현장에서 혼란과 불편이 이어졌다.

점심·저녁시간에는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백신접종·음성확인을 증명하는 QR코드 시스템이 접속 장애를 일으키는 바람에 많은 시민이 맹추위와 싸우며 출입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정부가 충분한 준비 없이 방역패스를 도입한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접종 여부를 확인하느라 업무가 가중됐고, 방역패스 탓에 손님이 줄어 영업이 어려워졌다는 자영업자들의 호소도 잇따라 나왔다.

연합뉴스

방역패스 시행 첫날, 백신 접종 증명 앱 먹통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13일 점심시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을 찾은 손님이 질병관리청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애플리케이션 오류 발생으로 백신 접종 증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식당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께부터 쿠브 앱뿐만 아니라 네이버·카카오 등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앱도 원활히 작동하지 않았다"며 "백신패스를 확인할 수 없어 수기로 명부를 받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2021.12.13 hwayoung7@yna.co.kr


◇ 점심 때 시작된 QR코드 먹통, 저녁까지 이어져…질병청, 결국 사과

점심시간을 앞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전국 곳곳에서 질병관리청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이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백신접종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앱에서도 QR코드 생성이 원활하지 않았다. 식당에 입장하려던 손님 일부는 겨울바람을 맞으며 빈 화면만 뜬 휴대전화를 계속 흔들어야만 했다.

입사 동기 2명과 함께 서울 중구의 한 칼국숫집에서 식사하려던 이수현(25) 씨도 QR코드 대신 안심콜 전화로 출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사전에 대량 접속이 몰리더라도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했어야 했다"며 "유명무실한 방역대책이 되지 않으려면 실질적인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쿠브 서버가 있는 KT DS 클라우드센터에서 '접속 부하'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용 정상화를 위해 관련 기관들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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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미확인 시 식당 이용 제한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1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 방역패스 적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오늘부터 식당·카페 등에서 방역패스 확인을 하지 않으면 이용자, 운영자 모두에게 과태료를 물린다. 2021.12.13 hwayoung7@yna.co.kr


하지만 QR코드 먹통 문제는 저녁시간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다. 저녁 약속 자리로 향한 시민들이 식당 앞에서 난감해하다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도 속출했다. "밥 한번 먹기 힘들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나왔다.

오후 7시께 강남구 신사동의 한 술집 직원 A(29)씨는 "QR코드가 자꾸 켜지지 않아 접종 증명서라도 확인하겠다고 하자 '기분이 더럽다'며 가 버린 손님이 있었다. 이게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뭐 하는 일인가 싶다"며 분개했다.

비슷한 시각 종각역 인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손님들이 QR코드를 보여주지 못해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있었다. 직원이 달려 나와 방법을 안내했지만, 손님들은 한참 시간을 들여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고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결국 질병청은 이날 오후 8시께 "오늘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겠다"며 시스템 과부하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은 데 사과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질병청은 오늘 방역패스 미적용한다는 말을 외출 다 끝난 시간에 발표하나", "과태료도 부과한다더니 이렇게 허술하게 하면 되나" 등 비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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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바쁜 시간대엔 확인 어려운데, 손님 줄기도"…미접종자도 울상

시스템 오류와 별개로 일선 식당과 카페에서는 일손이 부족한 탓에 방역패스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동숭동에서는 사장 한 명이 홀로 서빙과 주문을 도맡고 있었다.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QR코드 찍기를 안내했지만, 손님이 몰리고 배달 주문까지 이어지자 이내 "나가실 때는 QR 찍어주세요"라며 방역패스 확인을 미뤘다. 하지만 손님이 나갈 때에도 하나하나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인근에서 카레집 개점을 준비하던 아르바이트생 주모(24)씨는 "한창 바쁜 점심시간에도 저랑 사장님, 둘이서 식당을 본다"며 "주문받고 음식 가져다주는 것도 어려운 시간에 백신을 맞았는지 확인은 안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저녁 시간에도 손님이 몰리는 식당들에서는 직원들이 백신패스를 확인하며 서빙을 동시에 하느라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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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적용 첫 날 'QR' 코드 장애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식당·카페 등에서 '방역패스'(백신패스) 미확인 시 이용자와 운영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기 시작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백신패스를 증명할 QR코드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키자 식당 관계자가 관련 안내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2021.12.13 hkmpooh@yna.co.kr


반대로 백신패스가 도입되면서 손님이 줄었다는 불만도 곳곳에서 나왔다. 오후 7시께 종각역 인근 젊음의 거리에서 만난 김치찜 식당 사장 백모(55)씨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다.

백씨는 "저녁에는 주로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손님으로 오는데 백신패스를 의무화한 저번주 이후로는 확실히 줄었다. 어렵게 온 손님들한테 백신패스 보여달라, 없으면 나가라 하기가 쉽지 않다"며 "차라리 2주 정도 확실하게 봉쇄하든지 했으면 좋겠다. 이대로는 장사하기 정말 힘들다"고 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용자도 식사 한 끼, 커피 한 잔도 편히 하지 못하게 됐다며 난감해했다.

피부 질환 악화가 걱정돼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는 손모(30)씨는 "평소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조심하지만, 이제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지니 하는 수 없이 곧 백신을 맞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부작용 우려 등으로 백신을 맞지 않아 백신패스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총 35만8천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김치연 임성호 홍유담 홍규빈 조다운 이승연 기자)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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