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 (카카오게임즈 제공) © 뉴스1 |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가 카카오게임즈를 떠나 카카오의 '미래10년' 구상에 주력한다.
최근 자신의 가장 큰 사업 실패로 18년 전 출시한 '엔토이'를 언급한 남궁 대표는 자신의 실패 경험을 거름 삼아 게임, 암호화폐, 엔터테인먼트 등을 아우르는 카카오식(式) 메타버스 사업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사실상 카카오의 미래 10년은 '게임'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메타버스' 사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사임…카카오 미래먹거리 발굴에 '올인'
10일 카카오게임즈는 남궁훈 각자 대표가 카카오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대표직은 조계현 각자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 형태로 전환된다.
남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직 사임 소식을 전하며 '게임의 응집된 내력을 만방에 펼칠 때'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게임 역량을 비(非) 게임 영역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카카오의 미래10년 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임에는 메타버스의 구현 기술이 모두 녹아있다. 그러나 향후 상황과 해야할 일이 사전에 프로그래밍 된 게임과 달리 메타버스는 본인과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방형 구조를 띤다. '경제시스템' 역시 두 개념을 나누는 주요 지표가 된다.
메타버스 내 거래 형태는 기업과 개인간 거래(B2C)를 넘어 개인 간 거래(C2C)적 성향을 보이는데, 지난 6년간 카카오게임즈를 이끌며 B2C·C2C적 사업 감각을 모두 갖춘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메타버스 사업을 총괄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남궁 대표는 지난 11월 페이스북을 통해 '엔토이'를 언급하며 메타버스 시대는 기업·이용자간 거래 방식이 'B2C2C'의 형태로 발현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18년 전 '엔토이' 실패 언급한 남궁훈…"이젠 때가 왔다"
지난 2003년 등장한 '엔토이'는 메타버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최근 급부상한 C2C 모델의 '원조'다. 이용자가 생산자가 되기도 하고, 소비자가 되기도 하는 자유로운 거래가 이뤄지는 서비스다.
엔토이는 네이버(검색 포털), 한게임(게임 포털)과 함께 NHN의 3대 서비스로 꼽힌 야심작이었다. 이용자는 엔토이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 스타(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일종의 가상화폐인 '우유'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로블록스'가 구현한 세상을 18년 전 구상한 셈이다.
그러나 엔토이는 출시 1년만에 '실패'로 끝났다. PC 시대를 지나 갓 태동한 모바일 시대에 C2C 모델은 '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이었다. 당시 NHN엔터테인먼트 사업부장으로 엔토이를 총괄했던 남궁 대표는 당시의 경험을 '인생 가장 큰 사업 실패'라고 표현했다.
PC와 모바일 시대를 겪으며 변화의 흐름을 너무 일찍 간파한 그의 실패 경험은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며 거름이 됐다. 남궁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엔토이를 선보인 2003년에는 실패한 모델이) 이 시대에 이르러 디지털 세상에서 일단 대중의 디지털 경제 활동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게임업계에서 불고 있는 P2E(돈버는 게임) 바람도 같은 맥락이다"며 "PC 시대는 'B2C'로, 모바일 시대가 'B2B2C'로 부흥했다. 메타버스 시대는 'B2C2C'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카카오 공동체 시너지 모아 '메타버스' 사업 육성 주력할 듯
카카오 이니셔티브센터는 자사 미래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상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카카오 공동체(계열사)가 블록체인 기술(그라운드X), 엔터테인먼트·콘텐츠(카카오엔터테인먼트), AI 등 미래 기술(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적극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시너지가 폭발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도 기대된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를 설립하고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육성, 투자 서비스 발굴 등을 예고했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암호화폐 등 메타버스 구성요소가 '블록체인'을 근간으로 하는 만큼 크러스트는 카카오의 글로벌 메타버스 사업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3분기 카카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역량을 집중 시켜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라운드X(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의 기술력과 카카오 내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웹툰, 게임 등 콘텐츠 외에도 글로벌에서 사업 범위를 넓히기 위해 카카오의 서비스와 기술 역량을 활용해서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이다"라며 "아울러 AI를 활용한 글로벌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콘텐츠와 더불어 새로운 글로벌 사업 성과에 대해서도 좋은 소식을 들려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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