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게임과 겹치면서도 큰 개념
기술 발달로 명확하게 정의 어려워
실증 거쳐 사회적 합의 끌어내야
10일 열린 게임물관리위원회 주최 온라인 정책세미나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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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메타버스(가상융합현실)를 게임으로 볼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세대 플랫폼으로 꼽히는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볼 경우, 등급분류 등 각종 게임법 규제가 옭아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연구 용역을 맡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도 메타버스가 게임이 아니란 판단을 내심 원했다. 규제 영역이 그 전과 비교불가할 정도로 커지는 것은 물론 신산업을 막아선다는 외부 시선 때문이다.
10일 박형준 성균관대 교수가 게임위와 수의계약한 메타버스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게임위가 주최한 온라인 정책세미나에서 박 교수는 “메타버스가 좀 더 큰 집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된 결과다. 메타버스와 게임이 다른 주된 이유로는 ‘이용자 결정에 따라 바뀌는 개방형 구조’, ‘생산적 경제적 활동 가능’ 등을 꼽았다.
다만 현재 기준에서 메타버스와 게임의 차이를 명확하게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박 교수도 “개인적 의견”이라고 전제했다. 두 분야가 각각 발전하면서 겹치기도 하고 다른 방향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와 같은 개방형 구조의 게임이 이미 나와 있기도 하고, 이미 게임을 통해 경제적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박 교수는 “빨리 메타버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규제샌드박스에 올려서 실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규제 얘기가 먼저 나오는데, 규제 샌드박스를 해본 다음에 얘기를 해야되지 않을까”라고 제언했다.
현재 게임업계에선 메타버스와 플랫폼 내 경제 통화가 될 대체불가토큰(NFT)를 허용해달라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그러나 게임법 상 NFT의 현금화는 사행성 요소로 분류돼 등급을 내줄 경우 불법으로 볼 수 있다. 업계뿐 아니라 사회 각계 단체의 이목이 쏠린 게임위 입장에선 메타버스를 장려하기도 쉽지 않다.
박 교수는 “메타버스를 고민하고 게임법을 개정해서 현실을 반영하는 형태가 낫지 않을까”라며 “자율규제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로 가야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메타버스와 관련해선 사회 각계가 논의할 부분이 적지 않다. 위치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돼 개인정보 공유 문제가 있고 현실 세계와 연결돼 돌아갈 경우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과 딥페이큰 등 신기술을 활용한 불법행위 등에 대해 법 적용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창과방패)는 “한국에선 사실관계를 법조문에 넣어 결론을 내는 연역적 해석에 익숙한데, 세상이 복잡해지고 분쟁이 다양해질수록 한계가 있다”면서 “전통적인 법 해석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고 이제 귀납적 해석을 강화하고 개별적 판단을 축적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서 “그런 틀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메타버스 판단을 위한) 기초 인문학적 토대를 지원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경훈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메타버스와 게임처럼 기술의 발달로 멀리 뻗어나가는 것들을 특정 개념으로 정의하는 게 성급하지 않나”라며 “메타버스 내부의 내용도 너무 많은데 통으로 묶어서 규제해선 안 될 것”이라고 사회적 합의를 당부했다. 조 교수는 메타버스 규제 적용에 대해선 “규제 대상과 방법이 적절하다면 그 안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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