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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정, 수치 고문에 징역 4년 선고…"선동·방역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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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월 1일 쿠데타 이후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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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왼쪽)과 윈 민 전 미얀마 대통령의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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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정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6일 AFP통신에 따르면 정부 대변인은 미얀마 군사법원이 이날 수치 고문에 대한 1심 판결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수치 고문을 부정부패, 선동, 코로나19 방역 규정 위반 등 12개 범죄 혐의로 연이어 기소했다. 이날 군사법원이 내린 판결은 선동 혐의와 코로나19 방역 위반 혐의와 관련된 것으로 쿠데타 이후 수치 고문에 내려진 첫 법원판결이다. 이날 판결은 애초 지난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이날로 연기됐다.

조민툰(Zaw Min Tun)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수치 고문이 "군부에 대한 반대 의견을 선동하고 코로나19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고, 형법 505조(b)항에 따라 2년형과 자연재해법에 따른 2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윈 민 전 미얀마 대통령도 같은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곧바로 구금되지 않고 다른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치 고문은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에 의해 축출돼 자신의 변호인단 외에 외부와 소통이 단절된 미공개 장소에서 가택연금 중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이날 판결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상대로 제기된 10여개의 혐의 중 하나라며 모든 혐의가 유죄로 판결이 나면 평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 있는 최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직후 수치 고문을 2020년 선거기간 동안 △무면허 불법 워키토키와 신호 방해기를 소지하고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와 △코로나19 방역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공직자 비밀엄수법 위반 △선동 △전기통신법 위반 △선거 사기 및 불법행위 그리고 △현금 60만달러(약 7억938만원)와 금괴 11.4kg의 불법수수 △자선재단 토지·건물 대여 과정서 지위 악용 등의 반부패법 위한 혐의 등도 추가했다.

수치 고문은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은 미얀마 군부가 수치 고문을 법적으로 감금해 그의 정치 경력을 단절시키기 위해 각종 혐의를 씌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부 측은 수치 고문의 행정부가 임명한 판사가 이끄는 독립법원에서 수치 고문의 재판이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수치 고문의 재판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고, 수치 고문의 변호인단과 언론·대중과의 소통이 금지됐으며, 군부 공식매체는 재판 절차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알자지라 통신은 전했다. 군부는 지난달 15일 수치 고문 변호인단에게 수지 고문 관련 재판 내용을 일절 함구하라는 공표 금지령을 내렸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군부의 이번 판결에 두고 "가짜 혐의로 수치 고문에 내려진 가혹항 형량은 미얀마의 모든 반대를 제거하고 자유를 질식시키려는 군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법원의 부패한 결정은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1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체포된 파괴적인 자의적 형벌의 일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군사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미얀마 양곤 시민들은 전날 아침부터 거리로 나와 수치 고문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수치 고문의 초상화와 그의 발언 등이 담긴 현수막을 들고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같은 날 저녁에도 시위대는 군부를 향한 분노를 표출하고자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들기며 거리를 행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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