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엄지의 주식살롱] BTS 주식 매도가 뒤늦게 공개된 이유는?

BTS 멤버 3명 매도 지분 불과 0.01%에도 두나무-하이브 지분교환 때문

특수관계인 지분 1%이상 변동때 다른 특수관계인 변동도 같이 공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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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지난 2일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주식을 팔았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하이브 주가가 6% 넘게 급락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제일 먼저 방탄소년단 리더 RM(김남준)이 10월 13일(결제일 기준) 500주를 평균 28만2500원에 매도했고 이후 추가로 6번에 걸쳐 조금씩 분할매도를 했습니다. 총 매도량은 1만385주였습니다.

또 10월 19일 진(김석진)은 1만6000주를 평균 30만2688원에 매도했고 제이홉(정호석)은 10월 22일 5601주를 평균 33만2063억원에 팔았습니다. 이는 하이브(옛 빅히트) 상장 당시 방시혁 의장으로부터 BTS 멤버들이 6만8385주씩 증여받은 지분 중 일부입니다.

이후 BTS가 주식을 판 이유에 대해 각종 설(說)이 넘쳐났습니다. BTS가 그동안 벌어들인 엄청난 수익을 감안할 때 현금이 필요해서 주식을 팔 이유는 없어 보이니까요. 특히 "BTS 일부 멤버가 10월에 판 주식 내역이 왜 12월에 공개됐냐"는 의문도 많았습니다.

이는 BTS 멤버들의 주식 매도 규모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BTS는 방 의장의 주식을 증여받으면서 '특수관계인'으로 묶였습니다. 특수관계인이라면 일정 지분 변동이 있을 때 공시해야 합니다. 이 '일정'의 기준은 1%입니다. 특수관계인에서 누군가가 제외되거나, 더해지거나, 1% 이상 지분이 변동하면 공시의무가 생깁니다. 그런데 BTS 세 멤버가 판 주식을 합쳐도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의 0.01% 수준에 그칩니다. 공시의 의무가 없는 거죠.

그런데 왜 뒤늦게 공개가 되었냐면, 지난 11월 24일 두나무가 하이브의 주식을 매입하면서 특수관계인 지분에 2% 이상의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두나무는 24일 하이브 보통주 230만2570주를 매수하고 특수관계인으로 묶였습니다. 신고 기한은 변동이 발생한 날부터 5영업일입니다.

하이브는 11월 29일 특수관계인의 지분 변동 사항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고 12월 2일 관련 내용을 공시했습니다. 특수관계인 지분 공시 의무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모든 특수관계인의 지분 변동 사항도 기재해야 합니다. 즉, 두나무와 하이브의 지분 교환 건으로 BTS 일부 멤버들의 주식 매도 사실이 공개된 겁니다.

BTS 멤버들이 주식을 팔았다는 것만으로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련 공시가 나온 이후 하이브 주가는 6%이상 하락했습니다. 아무래도 하이브 기업 가치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아티스트가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BTS 주식 매도 이후 회사 임원들의 매도가 꾸준히 나왔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BTS 멤버들이 하이브 주식을 판 것에 대한 과도한 해석과 비판은 지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이들에게 최대주주가 자신의 지분을 나눠주고, 이후 이들이 지분을 매도해 현금화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입니다. 그래야 누군가는 창업을 하고, 좋은 인재를 회사에 남게 하고, 그들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겠죠. BTS 멤버의 주식 매도를 좀 더 성숙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장이 되길 바랍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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