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21개국 "탈레반, 전 정부군 처형은 인권유린"

"이전 사면방침 선언에 위배…철저한 진상조사 필요"

아프간 미 대사관 담에 그려진 탈레반 상징 문양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미국 등 21개 국가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전 정부 소속 군인 등이 처형당하거나 실종된 것을 두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5일(현지시간) CNN방송,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영국 등 21개 국가는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보고서에서 주장된 행위는 심각한 인권 유린으로 여겨진다"며 "이는 탈레반이 선언한 사면방침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최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에서 100명이 넘는 전 정부 소속 군인 등이 처형당하거나 실종됐다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뒤 나온 것이다.

21개국은 이어 아프간 전 정부 소속 군인과 공무원 등에 대한 실질적인 사면 조치와 함께 HRW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번 주 초 HRW는 목격자와 희생자 친척 등을 인터뷰하거나 자체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8월 15일∼10월 31일 탈레반에 투항하거나 체포된 전 정부 소속 군인과 경찰, 정보요원 등 47명이 처형당하거나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53건 이상의 처형·실종에 대해서도 관련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월 중순 탈레반은 아프간 재집권 후 대대적인 사면령을 발표하고 전 정부 측 군인과 경찰 등의 업무 복귀를 유도하는 등 대내외에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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