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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렘데시비르’ 나올까?…약물재창출로 건강식품서 강력한 항암기능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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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항산화제 암세포 생존돕는 단백질 억제 기능 규명·신규 항암성분 개발

헤럴드경제

이번 연구성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 표지.[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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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시판중인 건강기능식품에서 항암성능을 찾아내고 그 작용원리를 규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 약품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신규 항암물질도 찾아냈다.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새로운 치료제로 탈바꿈시키는 약물재창출 전략의 성공 사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강병헌·이창욱 교수팀은 미토큐(MitoQ)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 과다 생성된 트랩원(TRAP1) 단백질을 억제해 항암활성을 가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학회지(JACS)’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12월 1일자(현지시각)로 출판됐다.

연구진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 침투하는 약물을 연구하던 중 트랩원 단백질에 작용하는 특정 화학구조를 발견하고, 이 화학구조를 갖는 기존 약물들을 스크리닝해 미토큐를 찾아냈다. 미토큐는 미국, 유럽 등지에 시판되는 항산화 건강기능식품이다.

미토큐의 목표물인 트랩원은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 다량 발견되는 단백질이다. 종양 성장을 촉진하고 항암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암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억제할 치료 약물 개발은 그동안 연구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연구팀은 임상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트랩원 저해물질을 확보했다. 특히 트랩원의 발암 활성을 강력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약물 결합 부위를 세계 최초로 발굴해냈다. 미토큐가 기존에 알려진 트랩원 단백질 활성 억제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달라붙어 이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활성 억제부위를 목표로 하는 약물의 경우, 중요 세포 기능을 담당하는 다른 단백질의 활성을 의도치 않게 저해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었다.

작용기전도 기존 신약 후보 물질과 다르다. 미토큐는 트랩원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트랩원 단백질이 목표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까지 막는다. 미토큐가 목표 단백질이 결합해야 할 자리를 대신 차지하기 때문이다. 암세포의 생존을 돕는 트랩원의 기능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효과가 더 좋다.

강병헌 교수는 “트랩원 억제제의 성능은 암 종류(암종)와 개인별 편차가 매우 클 수 있다”며 “암환자들이 임의로 미토큐를 구입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어 개발된 치료물질들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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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헌(왼쪽 위 첫번째), 이창욱(왼쪽 위 두번째) 교수 연구팀.[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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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은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독성 발견으로 약물 개발이 중단되는 위험 또한 크다. 안정성이 검증된 기존 약물을 새로운 목적의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 전략에 전 세계 제약회사와 신약개발 연구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코로나 치료제로 인정받은 렘데시비르나 위궤양 치료였지만 탈모치료에 널리 쓰이는 미녹시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신약개발 만큼이나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기존 치료제 중에서 찾아내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수준으로 어렵다.

연구진은 최적화된 물질들을 치료용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 교원창업 기업 스마틴바이오와 함께 후속 연구를 진행중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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