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과 재계약 실패했던 러셀, 올해 삼성화재서 보란 듯이 '펄펄'
재미교포 아내 이유하 씨, 멘털 코치 역할 톡톡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오른쪽)과 아내 이유하 씨.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28)은 올 시즌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12경기에 출전해 리그 최다 득점(369점)과 세트당 서브 에이스(0.82개)에서 2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최다 득점, 세트당 서브 에이스 모두 1위를 마크하고 있다.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는 2라운드까지 12경기를 6승 6패의 성적으로 마쳤다.
삼성화재는 최하위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 6승 30패의 성적을 거뒀는데, 올해엔 지난해 거둔 승수를 2라운드 만에 해결했다.
삼성화재는 개막 전 최하위 후보로 꼽혔지만, 러셀의 활약 속에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사실 러셀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 기복 있는 모습과 수준 이하의 수비력, 약한 멘털 문제 등이 약점으로 꼽혔다.
강력한 서브와 수준급 스파이크 능력을 갖췄지만, 여러 가지 문제를 노출하며 한국전력과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러셀의 단점보다 장점을 주목했다.
수비 부담을 줄이고 편안한 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면 러셀이 한국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러셀의 집중력 문제를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포지션을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옮겨 서브 리시브의 부담을 줄였고, 훈련과 경기마다 어르고 달래며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유도했다.
고 감독은 경기장 밖에서도 러셀과 진솔한 대화를 이어갔다.
고희진 감독은 "러셀과는 올 시즌 내내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뛰어오르는 러셀 |
러셀의 멘털 문제를 관리하는 이는 또 있다. 한국인 아내 이유하 씨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유하 씨는 초등학교 재학 시절 미국에 이민 간 재미교포다.
러셀과는 대학교 재학 시절에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러셀이 한국행을 택했을 때 이유하 씨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이씨는 올해 단계적 일상 회복 조처로 배구장 관중석 빗장이 풀리자 직접 배구장을 찾아 러셀을 응원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유하 씨는 러셀의 멘털 코치 격"이라며 "러셀이 올 시즌 활약을 펼치는 데는 아내의 역할이 크다"고 전했다.
러셀은 구단의 아낌없는 지원과 아내의 내조 속에 비상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연일 신바람 배구를 이어가고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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