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사무실을 방문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준석 측 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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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갈등을 이유로 당 선거대책위원회 활동을 거부한 채 부산, 전남 순천, 여수를 잇따라 찾으며 잠행하고 있는 이준석 당 대표를 둘러싸고 당내에서는 “대선을 앞둔 제1야당 대표로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날 부산에서 포착된 이 대표는 1일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지목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다. 이 대표가 윤 후보와 갈등 원인 가운데 하나로 윤 후보 측근을 지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1일 “국민의힘 당헌 74조(후보자의 지위)에 따라 대선 후보에게 ‘당무우선권’이 쥐어진다. 지금은 후보가 빛나야 할 때”며 “대선 승리를 위해 협력해야 할 마당에 당이 ‘이준석 리스크’에 빠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가 선대위 운영에 대해 지적할 순 있지만 일방적으로 잠적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불만이 당 지도부에 전달된 것.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이 대표을 향한 비판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당원은 “이 대표는 국민의 정권교체 외침이 들리지 않느냐”며 “선거를 돕지 않고 방해하는 듯한 현 상황들은 이 대표의 사리사욕이 국민 열망을 넘어서고 있다고 보이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 당원은 “이 대표를 끌어내리자”며 소환 신청서 작성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장제원 의원의 부산 사상구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한 뒤 찍은 인증샷을 공개했다. 장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 대표와 짧게 통화했다. 이 대표에게 ‘올 줄 알았으면 미리 마중 나갔을 것’이라고 했고, 이 대표는 ‘지나가다 들른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지역 인사들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대표의 언행이 당 내분으로 비치지 않도록 유념하고 당내 모든 역량을 후보 중심으로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당 대표로서 전국을 두루 살필 생각”이라며 당 대표 업무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순천으로 이동해 이 지역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를 만나 지역 현안을 들은 뒤 여수로 이동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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