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외교부 "사우디 외교팀 14명 복귀"
비자를 받기 위해 아프간 카불의 이란 대사관 밖에서 대기 중인 주민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조만간 대사관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하아마 통신 등 아프간 언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 정부 외교부는 전날 "아프간에 주재했던 사우디의 외교팀 14명이 카불로 돌아왔다"며 사우디 대사관이 곧 문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사우디 정부의 조치에 감사한다"며 이는 양국 간 좋은 관계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하순에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카불에서 대사관 운영을 재개했다.
이슬람 수니파가 인구의 다수인 사우디와 UAE는 역시 수니파인 탈레반과 전통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번 대사관 운영 재개에는 이런 '특수 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인도 일간 더힌두는 인도 정부도 카불 대사관 운영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카불의 인도 대사관 건물은 지난 8월 중순 철수 이후에도 탈레반 대원의 경비 속에 훼손되지 않은 채로 유지되고 있다"며 이를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사관 운영 재개는 탈레반 정부 인정 여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새 정부와 접촉할 이들을 현지에 확보하고 싶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20년 넘게 탈레반을 테러리스트 조직이라며 무시하다가 아프간 정세 변화에 따라 새로운 외교 파트너로 조금씩 인정하고 있다.
지난 8월 말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처음으로 공식 외교 접촉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각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곧바로 대사관을 철수시켰다.
이후에도 국제사회 대부분은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각국은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재 아프간에서 대사관을 운영하는 나라는 파키스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 소수에 불과하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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