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오겜·지옥’ 연타석 홈런에도 망 사용료 못 내겠다는 넷플릭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코엑스 천장에 설치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대형 풍선. /이신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까지 연이어 넷플릭스 한국콘텐츠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지만, 넷플릭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으로 본격화한 망 사용료와 수익 배분 압박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국내서 연일 쏟아지는 ‘맹공’에도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금처럼 내놓는 신작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추후 구독자 수 감소로 인한 매출 부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번 망 사용료를 지불하기 시작하면 이는 사실상 고정비가 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인터넷사업자(ISP) 3사에 대한 이용료만 1000억원 규모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조선비즈

지옥 체험관2



◇ K-콘텐츠 흥행에 거세지는 망 사용료 압박

30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선을 보인 지옥은 11월 15일 주간(11월 15~21일) 기준 전체 TV(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7일간의 집계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공개 이후 단 3일 만에 1위를 달성했다. 이날 역시 지옥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옥을 통해 오징어 게임으로 맛봤던 한국콘텐츠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지옥의 흥행은 앞서 오징어 게임의 흥행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개인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운영하는데, 오징어 게임 시청을 마친 이들에게 유사한 한국 콘텐츠를 지속해서 볼 수 있게 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오징어 게임은 세계 94개국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넷플릭스로서는 연이은 한국콘텐츠의 흥행이 마냥 기쁠 수만은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이후 망 사용료와 수익 배분에 대한 문제가 부각됐다”라며 “당장 올해 국정감사만 봐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가 역차별 문제를 거론할 정도였다”고 했다. 실제 정부, 국회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망 사용료 부과를 압박하고 나선 상태다.

조선비즈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버티며 요금 인상한 넷플릭스… “망 사용료 내면 年 1000억원 고정비”

전방위 압박에도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달 초 방한했던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에 이어 물밑에서 진행 중인 관련 간담회에서도 넷플릭스 측은 이런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기습적으로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넷플릭스가 지속해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있는 배경으로는 자칫 망 사용료가 ‘고정비’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시적으로 망 사용료를 한 번 납부하기 시작하면 매년 이를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처럼 오징어 게임, 지옥과 같은 흥행작들이 나온다면 부담이 없겠지만, 콘텐츠사업자(CP)로서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런 고정비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ISP 3사가 넷플릭스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으면 규모는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용회선 약관, 가격, 시장가 등을 고려한 금액이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2018년 5월부터 현재까지 넷플릭스로부터 받아야 할 망 사용료 명목의 금액을 700억원으로 책정한 상태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