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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BTS)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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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8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대규모 콘서트가 갖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 2년 만에 열린 이들의 대면 콘서트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팬들로 현지는 축제 분위기가 달궈졌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에 짓눌렸던 젊은 세대의 열정이 BTS를 매개로 폭죽 터지듯 발산하는 모습이다. 한류가 ‘팬데믹 극복의 문화 백신’이라는 소리가 과장이 아니다.
□ 케이팝(K-pop)이나 케이드라마(K-drama) 등 한류 콘텐츠가 근래 비약적으로 성장한 데는 팬데믹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는 “팬데믹 때 K-drama를 처음 접한 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이 나에게 K-drama를 선물했다”는 식의 글을 숱하게 볼 수 있다. 재택근무와 국경 봉쇄 등으로 물리적 이동은 단절됐으나, 오히려 시간적 여유와 기술적 혁신으로 온라인을 통한 문화 교류가 더 활발해진 것이 한류의 글로벌화에 디딤돌이 된 것이다.
□ 특히 한류가 다른 문화 콘텐츠에 비해 더 먹힐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 그래픽(CG) 등을 통한 화려한 비주얼 때문이 아니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감을 달래는 섬세한 감성과 스토리텔링을 한류의 핵심적 매력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인들에게 어쩌면 진부하기도 한 신파와 로맨스 등이 정서적 보편성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역시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 ‘깐부’ 편이 없었더라면 그런 세계적 흥행이 어려웠을지 모른다.
□ 팬데믹에 지친 세계인의 마음에 다가간 한류가 BTS의 대면 콘서트에서 보듯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이끄는 선두 주자로 팔을 걷었다. 대면 교류는 한류 성장에 또 다른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국경이 자유롭게 열리면 한국을 찾고 싶다는 한류 팬들의 글을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세계가 다시 휘청이듯이 위드 코로나에 불안과 희망이 교차한다. 한류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송용창 논설위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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