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음악 공유했는데 한 세대 목소리 대변하게 돼…책임감 막중"
콘서트 열리는 LA 현지 기자간담회…"BTS 성공은 많은 사람이 만든 것"
그룹 방탄소년단(BTS) |
(서울·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태수 김예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약 2년 만에 팬들과 얼굴을 맞대고 공연하면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밝혔다.
BTS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2년의 세월을 딛고 "많은 분이 빨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다음은 BTS 멤버들이 기자 간담회에서 답한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 괄호 안은 답변한 멤버.
-- 2년 만의 대면 공연 소감은.
▲ (진) 무대에 올라갈 때 멤버들과 대기실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는데 '온'(ON)을 부를 때 관객들을 보면 울 거 같다고 했다. 오랜만에 팬들을 보는 건데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습량이 많았다.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아미'(BTS 팬) 여러분들과 더 많은 콘서트를 하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LA 콘서트 이후에 한국에서 다시 콘서트를 개최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예정도 돼 있다. 앞으로도 콘서트에 대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
--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어떠한지.
▲ (지민) 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해 굉장히 무기력하고 우울한 시간을 보내왔다. 그래도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의 곡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자 여러 시도를 했다. 이 시기를 함께하는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또 우리가 같이 위로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오랜만에 팬들이 계신 무대에 서다 보니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기분이 든다. 많은 분이 빨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LA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BTS 보도가 나오는데 이전과 비교해 변화를 체감하는가.
▲ (슈가) 코비드(코로나19) 이후에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노래로 위로를 드리고 희망이 드리면 어떨까' 했다. 그렇게 나온 노래가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인데 전 세계 많은 분이 사랑해주셨다. 그때와 지금의 규모 자체가 달라지진 않았지만, 훨씬 격하게 반가워해 주신다. 그간 한국에서 관객 없이 녹화만 해서 실제로 가서 반응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체감상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한 것 같다.
방탄소년단 2년 만에 대면 콘서트 |
--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2년 연속 올랐다. 소감은.
▲ (슈가) 2년 연속 노미네이트(후보 지명)된 것이 아직도 얼떨떨하다. 어렸을 때 그래미 시상식을 보면서 자라왔는데 노미네이트 됐다는 게 한편으로 설레고 한편으로는 약간 기대도 된다.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후보로 오르는 것도 그렇고 수상할지, 아닐지도 쉽지 않다. 아직 뛰어넘을 장벽이 있다는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뛰어넘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 2번 찍어서 넘어가기를 바라는 거 욕심이다.
-- 2017년만 하더라도 성공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성공하면서도 '진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 (RM) 성공을 100%라고 하면 50%는 아미가, 그리고 멤버가 각자 5%씩. 나머지 15%는 하이브와 빅히트의 결과다. 그래서 성공했다. 이걸 트로피라 생각하면 내가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작은 끄트머리라는 것이다. 내가 만든 성공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성공이라는 생각을 하면 자신을 계속 겸손하게 유지하게 된다. 이런 점이 이 일을 하면서 살아남는 데 중요한 마인드 같다.
-- 앞서 빌보드에서 상을 탄 뒤 망설임과 두려움을 표현한 적이 있다. 현재도 여전한가.
▲ (슈가) 그때와 비교해서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완전히 해소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누군가 이야기한 것 중 하나가 '왜 그때 즐기지 못했을까?' 였다. 막상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니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고민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AMA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진심으로 기뻤다. 2년 만에 대면으로 관객을 본 것도 기뻤고 좋은 결과가 나서 기뻤다. 마음가짐은 같지만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돼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그리고 어제 공연하면서 느꼈다. 이분들의 몸짓, 행동, 목소리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
-- 앞으로 새로운 음악 장르에 도전할 계획은.
▲ (뷔) 내 음악 스타일과 BTS의 음악 스타일은 같으면서도 뭔가 다르다. 최근에는 블루스나 재즈 이런 장르를 선호해서 나도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작업하고 있는데 어렵다. 전문적인 사람이 아니지 않나.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작업할 때 너무 어렵지만 언젠가는 BTS와는 결이 다른 내 개인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콘서트에 찾아온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제이홉) 사실 한 세대의 목소리가 돼 대변한다는 게 낯 간지럽기는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우리는 그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공유하게 돼 영광이었을 뿐이다.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BTS 음악이 가진 힘이자 에너지가 아닌가 한다. 이번 콘서트 때 음악의 힘과 에너지를 보여드리고자 정말 큰 노력과 연습을 했다. 재미있게 보고 가 달라. 오랜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콘서트라 한국 팬들도 많이 찾아왔는데 팬데믹으로 지쳤던 감정과 우울한 감정 등을 싹 잊고 재미있고 행복하게 보고 가 줬으면 한다.
-- 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한 '아미'들을 위한 메시지는.
▲ (정국) 못 봬서 너무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지난 2년 동안 단 한 번도 못 뵀던 만큼 이곳저곳을 찾아가서 많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은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쉽다. 우리를 보러 와 주는 분들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팬들과 만나 공연하는) 그런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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