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위헌 결정이 나오면서 대검찰청은 28일 이 법의 적용을 받아 진행 중인 모든 재판에 음주운전 일반 규정(도로교통법 148조의2 제3항)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을 포함해 윤창호법이 적용돼 형이 확정된 사건까지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경찰의 음주단속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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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 효력 상실…장용준도 회생할까
수사당국은 음주운전자 처벌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자 대응에 나섰다. 검찰은 28일 “반복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도 일반 법령을 적용해서 재판에 넘기되 가중처벌 사유를 적극 반영해서 구형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경찰은 지난 25일 “현행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해 음주운전 재범에 대한 처벌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검·경은 음주운전 재범으로 입건된 사람이 2019년부터 매년 5만~6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헌재 결정으로 15만 명 이상의 범법자가 감경이나 석방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창호법을 적용 받아 재판을 앞둔 인사들의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아들 장용준(21·활동명 노엘)씨도 그 대상이다. 장씨는 지난 9월 무면허 상태로 차량을 몰다 음주 측정을 요구하는 경찰에 불응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현행법상 음주 측정 거부는 음주운전에 해당하기 때문에 2019년 같은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장씨에게 윤창호법이 적용됐다. 그러나 이 법이 효력을 잃으면서 장씨의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무면허 운전과 음주측정 거부, 경찰관 폭행 등 혐의로 입건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아들인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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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앞둔 시민 우려…법조계선 ‘갑론을박’
헌재의 이번 결정을 두고 각계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처벌 조항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큰 혼란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음주운전이 급증하는 연말을 앞두고 이런 결정이 나와 당혹스럽다. 시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까 걱정된다”고 했다. 직장인 신모(30)씨는 위헌 결정에 대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누그러뜨리고 피해자에게는 상처를 줄 것 같다”고 했다.
법조계의 반응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헌재가 법률 원칙에 어긋난 ‘처벌 만능주의’에 제동을 걸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형사법 전문 변호사는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이 감소했다는 근거가 없다. 기존의 법 조항 자체가 애매했다는 문제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이 음주운전을 엄하게 처벌하자는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는 “음주운전 재범을 무조건 징역형에 처하는 것도 아니고, 벌금형도 감경이 가능한데 윤창호법 처벌이 과도하다는 해석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헌재의 위헌 결정 자체를 반대할 순 없으니 국회가 음주운전 재범 사이의 기한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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