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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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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공항부터 "오빠" 들썩…세계각국 아미 몰려간 BTS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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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막히지만 어쩔 수 없어요. 오늘 BTS(방탄소년단) 공연이 있거든요."

우버 기사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공연장으로 데려다주는 세 번째 손님"이라면서다.

27일(현지시간) 오후 3시. 방탄소년단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가 열리려면 4시간이나 남았지만,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주변은 이미 차량 정체로 곳곳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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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대형서점 반스앤노블에 마련된 방탄소년단 코너.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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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열리는 방탄소년단의 오프라인 콘서트 열기는 로스엔젤레스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감지됐다. 입국 허가를 내주는 공항 직원은 대뜸 "당신도 BTS 콘서트를 보러 왔냐"고 물었고, 호텔에서는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코스프레를 한 투숙객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가장 큰 서점 중의 하나인 반스앤노블스에서는 아예 방탄소년단의 음반을 따로 파는 판매대가 세워져 있었다. 콘서트가 열리는 소파이 스타디움 인근 호텔 숙박비는 30~50% 넘게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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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에서 굿즈를 사기 위해 모여든 인파.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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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이번 콘서트는 28~29일, 12월 1~2일 4회 공연에 티켓 18만8000만장을 선예매로 판매했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후 제한석 예매까지 포함하면 실제 관객 수는 약 20만명에 달한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로스앤젤레스 주민을 제외하고도 약 10만명 이상이 새로 찾아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 콘서트 티켓은 좌석 등급에 따라 75~450달러로 판매됐는데, 리셀 티켓은 가격이 치솟으면서 온라인 티켓 판매 업체에서 1만 달러가 넘게 책정되어 올라오기도 했다.

공연이 열리는 소파이 스타디움은 최대 10만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으로, 내년 미국 미식축구 슈퍼볼과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의 개·폐막식이 열리는 곳이다. 내년 4월에는 방탄소년단과 '마이 유니버스'를 협업한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가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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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가 열리는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보라색으로 치장한 채 콘서트를 기다리는 아미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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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열리기 전날인 26일에도 소파이 스타디움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공연 리허설을 보기 위해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이 모여든 것이다. 각국에서 모여든 이들은 스타디움 밖으로 들려오는 방탄소년단의 노랫소리에 한국어로 '오빠~'를 외치거나 환호성을 질렀다. 방탄소년단의 굿즈를 판매하는 부스는 인산인해였다, 태국에서 왔다는 앨리스 추(21)는 "내일 BTS의 콘서트를 이곳에서 직접 보게 된다는 것이 너무나 흥분되어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보다 여기를 먼저 찾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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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애나 카발킨토(20).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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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첫날인 27일은 도시 곳곳이 아미들로 채워졌다.

호텔 엘리베이터부터 시작해서 호텔 로비, 소파이 스타디움 주변까지 보랏빛 마스크나 염색, 또는 각종 코스튬으로 장식한 이들로 가득했다.

공연장 앞에서 만난 마이클·브리아나 사이먼틀 부부는 보랏빛 마스크와 모자 등을 쓰고 있어 한눈에 아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2년 동안 BTS를 기다렸는데, 콘서트를 우리가 사는 LA에서 연다고 해서 너무 기뻤다"며 "그들의 노래는 우리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준다. 우리 시대 최고의 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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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보러 온 LA에 거주하는 마이클·브리아나 사이먼틀 부부.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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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미주리주)에서 온 켈리 페뮬리너(33)는 "나는 아미의 열렬한 팬"이라며 "그들의 노래는 나를 치유하고 용기를 가져다준다. 지금 이곳에서 와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뷔를 좋아한다"는 라이언 페뮬리너(31)에게 좋아하는 노래를 묻자 "다이너마이트, 버터, 노모어 드림… 더 말해야 하나. 후우, 하나만 고르는 건 너무 어려운 요구"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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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LA 콘서트를 보러 온 켈리·라이언 페뮬리너 부부.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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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온 윤지연씨.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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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찾아왔다는 후루이치 미에(53)는 "방탄소년단은 노래도, 춤도, 매너도 모든 것이 최고"라며 "이제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온 윤지연(41)씨는 "콘서트 4개 일정의 티켓을 모두 구입했다"며 "콘서트 첫 날인 오늘은 내 생일이기도 해서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소파이 스타디움 곳곳에서는 즉석에서 방탄소년단의 무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공연 시간까지 기다리기 힘들었던 팬들 일부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틀어넣고 커버 댄스를 추거나 떼창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오후 5시30분, 스타디움에 보랏빛 불이 밝혀지면서 방탄소년단의 리허설 목소리가 들려오자 스타디움 밖을 둘러싼 관객들은 환호성과 함께 곳곳에서는 "오 마이 갓"을 외쳤다.

오후 7시30분, 공연이 시작되자 소파이 스타디움 주변은 관객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일부 팬들은 분위기와 소리만이라도 즐기려는 듯 스타디움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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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LA 콘서트를 보러 도쿄에서 온 후루이치 미애(왼쪽)과 구미 보아디씨. 유성운 가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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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랏빛으로 물든 소파이 스타디움.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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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탄소년단의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중단된 K팝의 향후 해외 투어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이런 대형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비록 코로나19가 완벽히 종식되지 않더라도 해외투어나 오프라인 공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은 콘서트 일정을 마무리한 뒤 12월 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쳐지는 '2021 징글볼(2021 Jingle Ball) 투어'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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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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