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구도 속 여권 대통합·野 단일화 변수…'캐스팅보트' 2030 표심 향배는
李·尹 사법리스크에 검증공방…제3지대 공조 시동거는 安·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최종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 판세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 재창출론보다 우세하지만, '양강 주자'인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남은 100일간 몇 차례 판세가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양강 주자의 사법 리스크, 20·30세대 및 중도층의 표심, 여야별 진영 단일화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잡은 대선후보들 |
◇ 역벤션·컨벤션 효과 끝?…진짜 승부 시작됐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국민의힘 경선 승리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10일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가 지지율 정체의 '역(逆)벤션' 기간을 거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역벤션·컨벤션 효과 모두 잦아들면서 진짜 승부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6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윤 후보는 42.0%, 이 후보가 39.8%의 지지율을 얻으며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였다.
[그래픽] 대선후보 지지도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 등으로 정권교체론이 우세한 형국이지만,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양강 후보의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게 변수다. 이 때문에 어느 한쪽에 표심을 주지 않은 부동층이 많은 상황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8일 "역대 대선에서 100일 전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건 후보들이 안정적일 때의 이야기"라며 "지금은 양강 후보가 불안정성이 있고 지지층 결합도 견고하지 않아 판세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악수하는 이재명-윤석열 |
◇ 李도 尹도 사법리스크…"역대 최악 네거티브 선거"
무엇보다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는 사법리스크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현재 검찰과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상황과 맞물려 양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석열 일가 가족비리 국민검증특위'를 띄우고 윤 후보의 고발사주·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장모의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하며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를 통해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비롯, 조폭 유착 의혹,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불법후원금 모금 의혹 등 20여 개 의혹을 검증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대장동·고발사주 특검이 현실화하더라도 대선 전 결론이 나오기 어려운 만큼 결국 여야의 공방만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네거티브 선거 지수가 있다면 이번 대선이 역대 최악의 지수를 갱신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가짜뉴스가 활개 치며 아주 혼탁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 윤석열' |
◇ 갈 곳 잃은 2030세대 표심 '캐스팅보트'…치열해진 중도 쟁탈전
또 하나 주목할 지점은 2030 세대의 표심이다.
4년 전 19대 대선에서 진보적 성향이 뚜렷했던 이들 세대는 올해 4·7 보궐선거에선 보수 정당으로 돌아섰다. 현 정부와 여당에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강 주자 모두 2030세대 지지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에서다.
지난 8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2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16.2%, 윤 후보 지지율은 16.7%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
30대 지지율 역시 이 후보(24.5%)와 윤 후보(24.1%) 모두 저조했다.
부동산, 취업난, 젠더 갈등 등 청년 세대의 주요 관심사와 관련한 정책 대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시하느냐가 2030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막바지로 갈수록 각 진영의 결집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누가 중도 외연확장에 성공하느냐도 키포인트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윤 후보는 '반문 빅텐트'를 통해 정권교체론을 결집하는 방식으로 각각 중도 공략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2 대통령선거 후보 4인 (PG) |
◇ 대통합 시동 건 여권…안철수와 단일화 변수 남은 야권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박빙 구도로 갈수록 통합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심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가 종반까지 5%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선거 결과를 바꿀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표 분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대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이 후보는 '범여권 대통합론'을 거론하며 동교동계 호남 인사들의 집단 복당과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나섰다.
이 후보는 심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심 후보는 "기득권 양당 체제를 공고화하는 단일화는 없다"며 독자 완주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국민의힘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안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이뤘던 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협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안 후보 역시 "제1야당 후보가 양보한다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심 후보와 안 후보는 특검 공조를 비롯한 '제3지대 연대'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당 창당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대도 시사했다.
비호감 대결로 전락한 이번 대선의 빈틈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부동층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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