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사러 뙤약볕에 7시간 장사진…"언어는 상관없어, 내가 느끼는 게 중요"
'사랑해요 BTS'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인근은 '축제'를 미리 즐기러 온 수천 명의 인파로 낮부터 북적였다.
소속사 측은 이날 티셔츠와 응원봉 같은 굿즈(MD) 판매대를 개설했다. 굿즈가 팔린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공연장 인근은 원하는 멤버의 사진이 박힌 굿즈를 사러 장사진을 이뤘다.
굿즈를 사려는 줄은 마치 연휴 기간 놀이공원을 보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백m 이어져 어림잡아도 수천 명은 돼 보였다.
해가 질 때까지 7시간이나 줄을 서 있었다는 브리아나 헌들리(20)씨는 "2018년 3월 무렵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다"며 아미(방탄소년단 팬) 티셔츠를 사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멤버로 RM을 꼽으며 "RM은 좋은 리더"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매우 지적이고 똑똑하다"고 치켜세우며 엄지를 번쩍 들었다.
헌들리 씨는 방탄소년단 등 K팝을 좋아하는 이유로 "언어는 상관없다"며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하다. 음악은 언어를 넘어서 '느낌' 그 자체로 통역돼 다가온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친구 2명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마리아 르네(22)씨도 6시간 이상 뙤약볕에 줄을 서기를 마다치 않았다.
그는 "뷔와 슈가를 가장 좋아한다"며 "'아미 밤'(Army Bomb·응원봉)과 멤버 얼굴이 들어간 부채가 인기가 많다. 부채 가운데 몇몇 종류는 몇 시간 만에 벌써 동이 났다"고 말했다.
해가 저물도록 줄지 않는 방탄소년단 굿즈 구매 인파 |
공연장에서는 콘서트를 하루 앞두고 막바지 음향 체크가 한창이었다. 히트곡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흘러나오자 팬들은 '꺄' 소리를 지르거나 '지민 파트 나온다'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파이 스타디움 부지 한쪽에 공연명을 따 마련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조형물도 큰 인기를 누렸다. 이곳에서는 공연장을 찾았다는 '인증샷'을 남기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본 공연은 열리지도 않았는데 이같이 팬들이 몰리면서 소파이 스타디움 주차장은 진작 만차가 돼 안내요원이 "이미 이곳은 주차 자리가 없다"며 차를 돌려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축제 분위기는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출발해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비행편에서부터 감지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직항 항공편은 아미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례적으로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자랑했다.
팬들은 나란히 앉아 방탄소년단의 무대 영상을 보며 긴 비행시간을 버티거나, 서로 가지고 있는 멤버 사진을 비교하면서 설레는 마음을 달랬다.
한 팬은 같이 온 동료 아미에게 "여기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방탄소년단 노래도 있다"며 알려주는 모습도 보였다.
승무원은 "사람이 많아서 놀라셨죠?"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원래 이렇지 않은데, 최근 유독 LA 가는 승객들이 많아졌다. 완전 만석 가까이 갈 때도 많다"며 부지런히 기내식 비빔밥을 서빙했다.
BTS 콘서트 인증샷 찍는 현지 팬 |
한 방탄소년단 팬은 "비행기는 혼자 타지만 현지에서 다른 아미를 만나 함께 숙소를 쓰기로 했다"며 "2년 만의 대면 콘서트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로스앤젤레스 공연 4일 전부를 볼 것"이라며 "티켓이 매진됐지만 미국에 사는 지인들이 표를 구해줘 어렵사리 갈 수 있게 됐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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