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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폴란드에 "독일로 가려는 난민들 통과시키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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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지역 난민수용소 방문해 연설…"4∼5천명 난민 벨라루스 체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독일로 가려는 중동 출신 난민들을 통과시키라고 폴란드 측에 강하게 요구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접경의 벨라루스 국경검문소 '브루즈기' 인근 물류 센터에 마련된 임시 난민수용소를 방문해 난민들을 상대로 연설하며 이같이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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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상대로 연설하는 루카셴코 대통령
(그로드노<벨라루스> 타스=연합뉴스)


그는 "여기엔 가족들과 합치려는 많은 사람이 있다. 이들을 데려가라. 이는 독일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폴란드인들이 모든 것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하면 난민 위기가 해소될 텐데, 폴란드 지도부는 분별력을 잃고 현실감도 잃었다"고 지적했다.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입국하려는 난민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폴란드 정부를 비난한 것이다.

그는 폴란드 지도부가 EU로부터 수십억 유로의 지원금을 뜯어내려는 계산으로 난민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떠한 충돌이나 전쟁도 원치 않는다. 이 사람들을 독일로 통과시키라. 그들은 우리한테 온 게 아니며 폴란드로 가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독일로 가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루카셴코는 "여러분은 그들(폴란드인들)이 자신들에게로 가까이 오는 당신들에게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봤다"면서 "그들은 당신들에게 독성화학약품을 뿌리고, 섬광탄과 최루가스를 쐈다"고 상기시켰다.

또 "국경 쪽으로 더 다가갔으면 아마 총을 쏘기 시작했을 것이다. 국경 저쪽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다"고 폴란드를 향한 난민들의 적대감을 부추겼다.

그는 최근 들어 벨라루스에 머물던 난민 약 1천 명이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원치 않는 난민들을 체포해 비행기에 태운 뒤 본국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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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당국이 물류 센터를 개조해 만든 임시 난민수용소
[그로드노<벨라루스> 타스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루카셴코는 현재 임시 난민수용소에 2천 명, 다른 지역에 약 2∼3천 명 등 어림잡아 4∼5천 명의 난민들이 벨라루스에 남아있다고 추산했다.

벨라루스 내 난민 사태는 지난 9월께부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시리아 등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이 유럽연합(EU) 국가로 입국하기 위해 벨라루스로 들어와 인접한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의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다 이달 8일 벨라루스 내 난민 수천 명이 한꺼번에 폴란드 쪽 국경으로 몰려들어 월경을 시도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폴란드는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과 군사 장비들을 증강 배치해 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벨라루스-폴란드 국경검문소인 '브루즈기-쿠즈니차'에서 난민 수백 명이 돌과 보도블록 등을 던지며 국경을 넘으려 하자, 폴란드 군경이 물대포와 섬광탄 등으로 대응하면서 양측 간에 치열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벨라루스 당국이 국경 인근 물류 센터에 임시 수용소를 마련하고 검문소 인근에 몰렸던 난민 약 2천 명을 수용하면서 무력 충돌 사태는 일단 진정됐다.

EU는 지난해 대선 부정 의혹으로 서방 제재를 받는 루카셴코 대통령 정권이 EU에 부담을 안기고, EU 회원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일부러 난민을 불러들여 EU 국가들로 내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벨라루스 동맹국인 러시아가 난민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기획하고 벨라루스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난민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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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의 '브루즈기-쿠즈니차' 검문소에 몰린 난민들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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