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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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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만 안긴 윤석열·김종인 기싸움··· 컨벤션 효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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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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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1.11.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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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갈등 국면이 길어지면서 당 안팎의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윤 후보가 본격적인 선대위 체제 출범을 선언했음에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두 사람의 정치적 밀당(밀고 당기기)으로 유권자들의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인 질문에 말아낀 윤석열, 김종인 "尹 최후통첩? 주접떨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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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운데)와 이준석 대표(오른쪽), 김기현 원내대표(왼쪽) 등 지도부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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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에게 김종인 전 위원장 관련 질문을 받자 "저희가 더 말씀을 안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말씀드리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김종인 전 위원장과 전격 만찬 회동을 갖고도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해 말을 아낀 것이다. 전날 회동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자신이 선대위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조직 정비를 요구했다. 총괄선대위원장 합류 요청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시기에 선대위 인선 문제를 지나치게 오래 끌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일리가 있는 비판이고 전당대회를 마친 이후 선대위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상당히 많은 브레인스토밍을 했다"고 답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에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이어갔다. 그는 "어제 내 입장을 얘기했고 거기에 대해서 더이상 내가 물러나지 않으니까 알아서 해결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며 "나는 밖에서 돕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조직 정비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선대위가 합류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그건 내 마음"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가 자신에게 '조건 없이 합류 선언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는 보도에는 "주접떨어놨던데 잘 됐다고 그랬다. 뉴스 보고"라며 불쾌한 감정을 내비쳤다.


윤석열 '선대위 출범' 외쳤지만… 당내 혼란·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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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운데)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11.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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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이날 6개 부문의 총괄본부장들을 선임하면서 선대위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김종인 전 위원장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선대위 출범 의미가 퇴색됐다.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석으로 남으면서 선대위 내 교통정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 조건으로 내세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배제에 대해선 윤 후보가 검토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대선후보 선출 이후 20여일간 이어진 김종인 전 위원장과 기싸움은 윤 후보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 후보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사라져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좁혀지거나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대위 갈등이 당내 권력 투쟁으로 비춰져 윤 후보에 대한 여론 악화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최근 선대위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냐"며 "경선 이후 우리 당은 줄다리기와 기싸움으로 시간을 버리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미 윤 후보의 새로운 인물 영입 발표가 지연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양수 선대위 대변인은 추가 인선이 중진 일색이라는 지적에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선대위 기타 조직으로 새롭고 개혁적 인사들이 지금 검토되고 확정된 것도 있다"며 "그걸 발표 못하는 건 총괄선대위원장 문제가 해결되면 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거전략 시각차에서 기인한 '줄다리기'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줄다리기는 근본적인 선거전략에 대한 시각차에서 기인한다. 윤 후보의 경우 당을 중심으로 하되 반(反)문의 중도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국민통합 선대위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상징적인 인물들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이럴 경우 매머드급 선대위가 꾸려질 수밖에 없다.

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은 소수 인력으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문 만의 선거 전략으로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고, 보수 개혁의 색을 입혀야 한다는 의중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자신이 전권을 쥐고 지시할 수 있는 조직이어야 잡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 번의 선대위 활동에서 내부 갈등에 따른 분열을 목격했고, 정작 선거 이후에는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경험이 반영된 주장이기도 하다. 선대위 내에서 자신의 절대적 지분을 요구하는 것으로 윤 후보가 입지가 축소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 의사는 너무 명확했기 때문에 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는 말인데 자꾸 기이한 해석을 붙여서 그분을 곤란하게 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은 본인이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 제시했던 조건이 있고 후보는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지 과도하게 해석해서 또 다른 분란을 초래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전 위원장 배제 가능성은 충분하냐'는 질문에는 "당원들은 민주적으로 선출한 후보 지원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후보 의중에 다 맡기는 것"이라면서도 "(김 전 위원장의 합류 시한에) 데드라인이란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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