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지시사항 등 2만5천건 공개…이승만, 일본견제 "독도 자료확보"
역대 대통령 선거포스터 살펴보는 시민들 |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은 역대 대통령 지시사항과 접견기록 등 소장기록물 2만5천여건을 26일부터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www.pa.go.kr)에서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대통령 지시사항 1만7천200여건을 공개한다. 데이터베이스화해 핵심 텍스트정보와 함께 제공해 대통령별, 일자별로 지시사항을 검색할 수 있다.
지시사항에 대한 이행실적 기록은 추후 단계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7만여명의 관료,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을 접견한 일정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제공한다.
대통령기록관은 이외에 2013~2020년 정보공개 청구로 공개한 원문 1만6천여건도 함께 제공한다.
공개된 대통령 접견기록 중에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대통령의 행적이 적혀 있는 기록이 있어 주목된다.
당시 '면접인사기록부'에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5월18일 오전 8시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조찬을 하면서 '비상계엄 및 대통령 특별성명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전날 해외순방 중 귀국했던 최 전 대통령은 대통령 특별성명을 통해 "학원소요로 야기된 혼란상태가 더 이상 계속되면 국기를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할 우려가 있다"며 계엄확대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최 전 대통령은 5월18일 오전 외무장관을 만난 뒤 오후에는 클라이스틴 주한미대사와 몬조 주한미부대사를 접견했다. 또 대변인과 비서실장, 특보, 내무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5.18 익일 최규하 전 대통령과 전두환 통화 기록 |
다음날인 5월19일에는 전두환 중앙정보부장 서리와 통화를 했다는 기록도 있다. 통화 내용에 대한 언급 없이 '1145(11시45분) 전두환 중정 서리 통화'라는 표현이 남아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 중에서는 최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기록관 측은 전했다.
당시에는 대통령 관련 기록을 남길 의무가 없어 폐기됐거나 관련 언급을 했더라도 비공식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 지시사항 중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도 관련 문건이 눈에 띈다.
이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체결된 다음날인 1953년 7월28일 외무부와 공보처에 일본이 독도 관련 사적을 모아 미국의 조력을 얻으려 한다며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를 수집하도록 지시했다.
지시사항에는 "대통령 각하께서 일본측이 독도가 자기 영토라는 것으로 사적(史跡)을 모아 미국의 조력(도움)을 얻어 입증할랴하니(입증하려하니) 우리의 고래부터(옛날부터)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것을 일본 이상을 입증할 수 있도록 역사상이나 혹은 기타의 증거를 모아서 성문(成文)하야(하여) 곳 가저오게 하시라는 분부"라고 쓰여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954년 7월21일에는 해군참모총장에게 '독대 등대에 관한 건'이라는 내용의 지시를 하기도 했다.
대통령기록관은 "그동안 대통령 기록물을 꾸준히 공개로 전환했고, 이번에는 대부분의 관련 기록물을 공개했다"며 "향후에도 대통령기록물의 적극적인 원문공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도 관련 지시사항 |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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