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연일 李 선거일정 동행하며 '애정 과시'
민주당 선대위 '배우자 실장' 직책도 눈길
'김건희 등판은 언제?'…임박했다 추측도
"후보·배우자 모두 각종 의혹 휩싸여…검증 필요하단 인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람하며 귓속말을 주고 받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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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후보 배우자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본격적으로 선거 유세 일정에 동행,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경쟁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등판 시기에 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보 못지않게 '영부인 자격 검증'이 이번 대선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인터넷 검색어 통계 서비스 네이버 데이터랩, 구글 트렌드에서 김혜경씨, 김건희씨 이름을 조회한 결과 11월 초부터 검색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경씨 검색량은 낙상사고를 당한 지난 9일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당시 사고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부부싸움설' '가정폭력설' 등 갖은 추측과 루머가 확산하기도 했다.
이를 불식시키려는 듯 김혜경씨는 지난 18일부터 공개 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낙상사고를 당한 지 9일 만이다. 김혜경씨는 이날 이 후보와 함께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람했고, 경기를 보는 내내 이 후보와 팔짱을 끼거나 귓속말을 하는 등 애정을 과시했다.
김혜경씨는 지난 주말 이 후보의 충청 지역 일정도 함께했다. 이 후보는 청주의 한 시장에서 "'충북의 사위' 말고 '충북의 딸'이 왔다"고 외치며 시민들에게 김혜경씨를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이 후보는 자신만큼이나 배우자를 선거 운동에 전면에 내세웠다.
후보 배우자에 대해 민주당이 선거 전략적 측면에서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민주당은 선대위 구성에 '배우자 실장'이라는 공식 직책을 두고 김혜경씨의 선거 관련 행보를 전담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직책에는 강동구청장 3선을 지낸 이해식 의원이 선임됐다.
물론 과거에도 대선후보 배우자를 돕는 전담 수행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담 부서를 따로 신설하고 원외 인사가 아닌 현역 국회의원을 선임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부인 김건희씨./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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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등판 시기에 대해서도 여론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김건희씨는 지난 2017년 7월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때 청와대에 동행한 것 외에는 언론에 노출된 적이 없다. 현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와 논문 표절, 허위 이력 등 각종 의혹을 받는 점도 김건희씨가 공개 활동을 개시하지 못하는 이유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씨의 등판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달 말 원내·외 당협위원장의 배우자들이 참여하는 '국민의힘 배우자포럼'(가칭)을 발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자포럼은 내년 대선에 맞춰 당 홍보활동을 지원하고 여성 당원 역량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는데, 일각에선 김건희씨가 배우자포럼을 통해 공개 활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여당이 최근 김건희씨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는 것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있어, 공개 활동을 계속 피하는 것도 현재 제기된 의혹을 더 키우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선대위회의에서 "김건희씨가 현재 공식 석상에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선후보의 배우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하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후보와 후보 배우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화제가 되면서 과거 대선보다 대통령·영부인 자격을 철저히 검증하려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모두 크고 작은 이슈에 휩싸여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도 있고, 후보 배우자와 관련된 루머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하기도 했다. 이런 의혹들이 이슈가 되면서 후보뿐 아니라 배우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슈와 관련해 여야 모두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려는 것 같다. 그만큼 후보 배우자도 선거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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