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총상’ 전두환 재판 증인, 숨진 채 발견…“평생 고통”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는 광주 시민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돼 후유증에 시달리던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전남 강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강진군 한 저수지에서 이모(68)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22일 오후 4시쯤 이씨가 전북 익산 자택에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들과 함께 이씨의 고향 마을을 수색 중이었다.

경찰은 지난 22일 오후 11시 16분쯤 저수지에서 5㎞ 이상 떨어진 강진의 한 교차로에서 이씨 차량이 목격된 점을 토대로 이씨가 22일 밤부터 23일 아침 사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 원인은 익사로 추정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 40분쯤 자택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이씨의 유서에는 “계속 아팠는데 요즘 통증이 더 심해지고 있다. 5·18 (가해자)에 대한 원한이나 서운함을 모두 잊고 가겠다”는 내용이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부상을 입은 뒤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4시간마다 진통제 주사를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군이 고향인 이씨는 육군 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출가해 조계종 한 사찰의 승려로 생활하다가 1980년 5·18을 맞았다.

이씨는 1980년 5월 18일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앞두고 광주에 왔다가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는 시민들의 시위와 환자 이송에 동참했다.

이씨는 1988년 국회 광주 특위 청문회와 1995년 검찰 조사, 2019년 5월 13일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헬기 사격으로 어깨에 관통상을 입은 여학생을 구조해 적십자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증언했다. 자신 또한 척추에 총탄을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다고 호소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