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한목소리 "전두환 사망해도 5·18진상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

죽음이 면죄부 될 수 없고 역사에 죄상 낱낱이 기록해야

호남 정치권은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을 접하고 죽음이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와 전남·전북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동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의 진실을 밝히고 단죄하는 것이 5월 정신의 완성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국회의원은 “내란 학살의 주범, 전두환의 죽음으로 1980년 5월, 헬기사격의 진실을 밝힐 기회가 소멸됐지만 역사의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면서 “법원은 '공소 기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엄정한 진실 찾기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에 정의의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역사의 죄인 전두환에게 죽음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오월 영령들과 민주 시민에게 끝내 사과 한마디 없이 5·18 진실에 대해 굳게 입을 닫은 채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반성과 사과 없는 죽음에 광주 시민은 울분과 분노가 앞선다. 전두환이 역사와 국민에게 지은 무거운 죄는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고 역사에 그 죄상을 영원히 기록해 후손만대에 교훈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성명을 통해 “전두환은 5·18 유혈 진압의 주범으로서 발포 명령권자 등 진실 규명에 대한 절절한 외침을 끝내 외면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 또한 거부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5·18의 가치를 폄훼하고 왜곡해온 그에게 어떤 애도도 적절치 않다. 전두환은 갔어도 5·18의 아픔과 상처는 여전하다. 이를 온전히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날의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 하고, 이는 시대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광주시 5개 자치구 구청장도 성명을 내고 “5월 광주 학살과 대한민국 민주주의 파괴의 수뇌인 전두환이 사망했지만 5공 학살 세력들은 지금이라도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진실을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국가장 등 국가적인 예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호남 국회의원들은 “군대를 동원해 국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하고도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린 살인마 전두환의 마지막 길이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장의 예우를 받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정의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도 논평을 내고 “전두환에 대해 학살자, 반역자, 독재자라는 평가 외에 모든 역사적 평가를 거부한다. 다시 한번 국가장의 논의가 나온다면, 그 세력이 어떠한 세력이든 간에 시민들의 심판을 면치 못하리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광주)박승호 기자 shpark009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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