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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전두환 사망] 조심스러운 고향 분위기…합천군, 추모 행사 없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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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사회·역사평가 고려한 듯…시민단체 "관련 시설·상징물 땅에 묻어야"

연합뉴스

합천군…전 전 대통령 공식 추모 없어
(합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과 관련해 고향인 경남 합천군은 조기 게양이나 분향소 설치 등 공식적인 추모 행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합천군청 입구. 2021.11.23 image@yna.co.kr


(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과 관련해 고향인 경남 합천군은 추모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합천군은 조기 게양이나 분향소 설치 등 공식적인 추모 행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군은 이날 오전 전 전 대통령 사망 소식에 추모 여부나 계획을 두고 관련 논의한 결과 군이 주도하는 추모 행사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역에 거주 중인 전 전 대통령 문중이 자체적으로 추모 행사를 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문·추모 메시지나 국가장·국립묘지 안장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만큼 군도 관련 계획을 내놓는 데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추모 행사를 열지 않는 배경에 대해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며 "대통령이든 군수든 세상을 등졌을 때 관련 행사는 최대한 검소해야 한다는 게 문준희 군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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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생가 찾은 시민
(합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대한민국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가 지병으로 사망한 23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마을 전 전 대통령 생가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2021.11.23 image@yna.co.kr


고향인 내천마을도 전 전 대통령 사망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내천마을 이희재 이장은 "여기가 전 전 대통령 고향은 맞고 생가도 있으나 특별한 추모 분위기는 없다"며 "국가의 입장도 있고 해서 마을 차원의 추모 행사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어렵고 이 마을 출신인 분이 고인이 된 만큼 마음으로 예의는 갖추고 싶다"며 "다른 주민도 마음속으로 추모할지는 몰라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분위가"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 전 대통령 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요구 중인 시민단체는 전 전 대통령이 과오에 대한 사과나 뉘우침 없이 세상을 떠났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비록 전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자들은 그가 엉키게 했던 역사의 실타래를 풀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 역사가 올곧게 흘러가기 위해선 그를 칭송하는 모든 시설과 상징물은 그와 더불어 땅속에 묻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오가 큰 인물이지만 우리는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킬 것"이라며 "우리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일해공원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정의 구현을 위해 나서질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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