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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FA 시장의 두 선수 강민호와 이해창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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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FA에 도전한 강민호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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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한국야구위원회)는 22일 19명의 새 FA(자유계약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나성범(NC), 김현수(LG), 김재환, 박건우(이상 두산), 백정현(삼성) 등 쟁쟁한 이름들이 포함돼 있다.

같은 날 퓨처스(2군) FA 14명도 공표됐다. 올해 처음 신설된 제도다. 한화 포수 이해창(34)의 이름이 눈에 띈다. 그는 15년 전 선배 포수 강민호(36·삼성)보다 12번 늦은 순번으로 KIA에 2차 지명 됐다. 강민호는 그보다 2년 먼저 2차 3라운드 전체 17번째로 롯데에 지명됐다.

이해창은 2차 4라운드 전체 29번째로 KIA에 픽업됐다. 경기고 시절 이해창은 꽤 주목받던 포수였다. 그는 29번째보다 더 앞선 순위를 원했다. 대학(한양대)에 진학해 국가대표로 뛰었다.

그러나 4년 후 그의 순번은 전체 50번으로 오히려 밀려났다. 이번엔 KIA가 아닌 넥센(키움)이었다. 이해창이 프로 무대를 밟았을 때 강민호는 이미 슈퍼스타가 되어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처음 찾아 온 FA 기회를 포기하려는 한화 이해창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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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첫해 이해창은 내내 2군에 있었다. 이듬해부터 허도환, 최경철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였다. 그들에게 밀려 외야수로 전향을 검토했다. 실제 포수보다 외야수로 뛰는 경기 수가 더 많았다.

그러나 포수로도, 외야수로도 어정쩡했다. 결국 2014년 겨울 찬바람 속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마침 신생 구단 KT가 창단됐다. 입단 테스트를 합격했다. 2016년 88경기, 2017년엔 114경기에 뛰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17년 야구선수 이해창은 빛났다. 타율 0.272, 홈런 11개로 올스타전까지 출전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2020년 2차 드래프트로 한화로 옮겼다.

그에 비하면 강민호는 꽃길을 걸었다.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 FA를 통해 155억원을 챙겼다. 2018년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85억원을 받았다. 당시로는 포수 최고액이었다.

골든글러브를 네 차례나 수상했다. 올해 5번째 수상이 유력하다. 36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포수 강민호의 매력은 여전하다. 올해 타율 0.291, 홈런 18개로 녹슬지 않는 타격 솜씨를 과시했다.

강민호가 세 번째 FA 대박을 터트릴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야구 관계자는 없다. FA 등급에서 C급으로 분류돼 보상 선수 없이 데려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뚜렷한 대체 포수자원이 없는 삼성이 무조건 잡으려 들 것이다.

이해창은 FA를 포기할 예정이다. 수십억, 혹은 백억은 모두 먼 나라 얘기다. 그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다. 방출과 테스트라는 엄동 한파를 다시 맞보지 않아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이해창은 “야구가 재밌다”고 말한다. 시즌을 끝낸 선수들은 일제히 쉬고 있지만 이해창은 대전 야구장 마무리 캠프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점점 더 야구가 좋아지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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