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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군사쿠데타로 집권…5·18 사과는 끝내 없었다 [전두환 193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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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은 비극

12·12로 집권…광주 유혈진압 책임자

끝까지 침묵…발포명령자 영구 미제로

페이지 넘어간 한국근대사의 ‘흑역사’

헤럴드경제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사진은 지난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씨가 25분 만에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청하는, 공식 석상에 노출된 생전 마지막 모습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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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지난 1979년 12·12쿠데타를 계기로 대한민국 11·12대 대통령직에 올랐던 전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유혈 진압 사태에 대해선 결국 사과하지 않았다. 1980년 광주 당시 집권자였던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함에 따라 결국 광주에서의 ‘최초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는 영구 미제로 남게 됐다.

1931년 경상남도 합천에서 태어난 전 전 대통령은 1951년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입교했다. 어렸을 때부터 동네 ‘골목대장’으로 불렸던 전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61년 5·16군사정변이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육사 생도들을 이끌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정변 지지시위를 벌였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서관에 올랐다.

이후 육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핵심 멤버로 부상했으며, 1979년 3월 국군보안사령관에 임명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10·26사태로 사망하자 보안사령관으로서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이후 같은 해 12월 12일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김재규의 협력자’로 몰아 체포했다. 육군소장(전두환)이 육군대장(정승화)을 체포한 것이 12·12군사반란의 핵심이다.

전 전 대통령은 1980년 9월 장충체육관에서 간선제를 통해 11대 대통령에 취임했고, 이듬해인 1981년 3월 3일 또 한 번의 간접선거(체육관선거)를 통해 12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전 전 대통령의 취임기간은 모두 8년으로,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내주고 권좌에서 내려왔다.

전 전 대통령이 권좌에 있을 당시 있었던 논란이 짙은 사안들은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사태(1980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평화의댐 모금 사건(1986년), 언론 장악 보도지침 사건(1986년) 등이다. 이외에도 밤 9시마다 대통령이 첫 뉴스로 나온다는 점을 비꼰 ‘땡전뉴스’나 퇴임 후 백담사로 간 사건 등은 근대사에 전 전 대통령을 각인시킨 장면들이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33년이란 시간을 보낸 대통령으로, 퇴임 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천억원 규모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이 ‘내 전 재산은 29만원’이라고 주장했을 때다. 관련 발언은 세간의 화제어로 회자됐고, 경남 합천군이 전 전 대통령의 출생지라는 점을 기념해 전 전 대통령의 호를 딴 ‘일해공원’을 설립한 것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전 전 대통령은 또 1000억원에 가까운 추징금 역시 내지 않고 있다. 반란수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대법원 판결로 무기징역과 함께 2205억원의 추징금을 내야 하는데 지난 8월 기준 966억원 정도가 미납으로 남아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사망 직전까지 조비오 전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재판정 출석 때마다 ‘이거 왜 이래’ 등 역정을 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국민으로부터 공분을 샀다. 그는 지난 8월 광주법원 출석을 위한 자리에서 카메라에 노출됐고, 몰라보게 수척해진 외모 때문에 ‘대역’ 논란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사망함에 따라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최초 발포자가 누구였는지에 대해선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 전 대통령은 생전 광주에 대한 사과 의사를 묻는 질문에 별다른 사과의 말을 남기지 않았다.

홍석희·안대용·박상현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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