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에 따라 평가 엇갈려
12·12와 5·18 진압에 부정적 평가
“경제발전·치안안정 등 성과” 거론도
보수단체에선 ‘국가장’ 요구도 나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입구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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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사건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짓밟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행’, ‘경제 발전과 치안 안정에 기여한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이 오랜 지병 끝에 향년 90세로 사망한 23일, 시민들은 그의 공(功)과 과(過)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특히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등 반(反)민주적 정치 행보에 대해 끝끝내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비판이 나온다.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죄를 했었어야 했는데 끝까지 사죄를 안 했다. ‘민족의 한(恨)’을 남겼다”며 “국민에게 지은 죄는 가슴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정문성 5·18민주화운동UN/유네스코등재기념사업위원회 사무처장은 “사과 한마디 없이 간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한국 민주화를 역행시키고 국가 공권력에 의한 만행을 저지른 것에 대한 것은 역사적으로 평가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주부 조덕순(69·여) 씨는 “노태우 자녀들이 그랬던 것처럼 전두환 후손들도 아버지의 과오를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젊은층에서는 퇴임 후 거액의 비자금과 추징금 미납, ‘전 재산 29만원’ 주장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기억이 또렷했다. 직장인 권혜련(26·여) 씨는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는 상징적인 말을 남기고 떠난 인물로 인식된다”며 “시국이 시국인민큼 대규모 추모도 지양했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1980년대 경제 성장, 무역흑자 달성, 88 서울올림픽 개최 준비 성공, 범죄 소탕 등의 성과로 볼 만한 점들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보수단체에서는 ‘국가장’의 필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주부 오모(72·여) 씨는 “전두환 시절에는 다른 부분은 몰라도 적어도 경제와 치안은 안정돼서 돌아갔던 것 같다. 집값도 그리 올라가지 않아 서민들이 편하게 살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황망하다. 갑작스런 부고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의 공과 과가 있는데 생전에 유독 과가 부각됐던 것 같다. 그런만큼 장례식은 국가장으로 치러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오전 8시 55분께 경찰과 소방 당국에 신고됐으며, 시신은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빈소가 차려질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오전 한가한 모습이었다. 다만 응급실 직원들은 전 전 대통령 이송에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세브란스병원에서 사망진단을 확인받은 후 영안실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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