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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나라’에 깃발 꽂은 BTS, 다음은 그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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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 ‘올해의 아티스트’ 등 3관왕

“글로벌 K팝 20년 정점 찍은 사건

내년 초 그래미 어워즈 수상도 가능”


한겨레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를 받자 감격해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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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에이엠에이(AMA·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무대에 올라 ‘디엔에이’(DNA)를 공연하면서 흥분됐고 긴장했다. 이후 긴 여정에서 누구도 이 상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미’(팬클럽 이름)는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알엠(RM)이 21일 저녁(이하 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받으면서 한 수상 소감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페이버릿 팝 송’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까지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에이엠에이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한다.

이번 ‘올해의 아티스트’는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시상식 역대 최다 수상자(32개)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올리비아 로드리고, 드레이크, 위켄드 등 쟁쟁한 후보를 제쳤다.

정국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 음악으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이 상은 우리가 열게 될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다. 몇년 전부터 배우는 게 있다면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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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 등 3관왕에 오른 뒤 트로피 3개를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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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방탄소년단은 2018년부터 올해 시상식까지 4년 연속 수상했다.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은 3년 연속 수상이다. 지금까지 이 시상식 후보에 오른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도 썼다.

알엠이 수상 소감에서 밝혔듯, 에이엠에이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텔레비전 데뷔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이 시상식에서 ‘디엔에이’를 부르며 미국 현지 시청자에게 인사했다. 그해 ‘디엔에이’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처음 진입했다. 최고 성적은 67위였다.

4년 뒤인 올해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10주 동안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후속곡 ‘퍼미션 투 댄스’와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로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진출 4년 만에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는 팝의 본고장에 진입한 데서 더 나아가 세계 최고 팝스타로 자리매김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몇년간 미국 음악산업계가 방탄소년단을 활용해 자신들 산업을 활성화하려고 애써왔는데, 이젠 방탄소년단이 아예 미국 음악산업의 얼굴이 됐다. 이번 수상은 글로벌 케이팝 20년의 정점을 찍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에이엠에이는 2006년부터 전문가 투표 없이 대중 투표로만 수상작을 결정해왔다. 올해는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으로 투표해 제트(Z)세대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대 평론가는 “에이엠에이는 100% 팬 투표로만 선정하기 때문에 대중성에 대한 상징성이 가장 큰 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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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콜드플레이가 2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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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 유튜브를 운영하는 박선화씨는 “한국인 가수가 미국 땅에서, 가장 텃세가 심한 음악계에서, 미국 3대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건 우리 동포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는 사건”이라며 “한국인 디엔에이(DNA)에 긍지를 갖게 하는 희망의 3관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상을 탄 사실도 중요하지만,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준 것이 큰 상징이다. 실력이 있으면 인종과 국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방탄소년단이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유학생 이정윤(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4학년)씨는 “한국 가수가 큰 시상식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내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다”며 “주변에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미국 친구들이 많다고 느꼈는데 막상 3관왕을 하니 케이팝의 인기가 실감 난다”고 말했다.

이번 에이엠에이는 내년 1월31일 열리는 64회 그래미 어워즈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 그래미는 23일 후보 명단을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열린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올해는 그래미 4대 본상 후보에 들거나 장르 분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도 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로스앤젤레스/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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