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 대상 대기록…"K팝 성공 토대로 BTS 정상등극 새 역사"
2001년 김범수 빌보드 첫 인연 20년 만에 활짝 꽃핀 K팝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김예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거머쥐면서 K팝 한류가 20년 만에 미국 시장에서 활짝 꽃피우며 절정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보아·원더걸스가 두드린 미국 시장을 '강남스타일'로 싸이가 열어젖혔다면, 방탄소년단은 올해 히트곡 '버터'(Butter)로 미국 주류 시장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가 정상에 등극하는 새 역사를 썼다.
◇ 보아·원더걸스, 국내 평정 후 미국 시장 '노크'
22일 가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수가 미국 음악시장을 상징하는 빌보드 차트와 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이다.
2001년 김범수가 자신의 히트곡 '하루'의 리메이크 버전 '헬로 굿바이 헬로'(HELLO GOODBYE HELLO)'로 '핫 싱글즈 세일즈' 차트 51위에 진입한 것이다.
2000년대 아시아를 중심으로 보아와 동방신기가 K팝 한류 붐을 일으킨 이래 '팝의 본고장' 미국으로 눈을 돌리려는 시도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의 신호탄을 쏜 이는 '아시아의 별' 보아였다.
보아는 2008년 미국 현지 진출을 선언하고 이듬해 미국 정규 1집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27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K팝 가수는 걸그룹 원더걸스다. '텔미'(Tell Me)와 '노바디'(Nobody) 등으로 국내를 평정한 이들은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2009년 '노바디'로 76위에 올랐다.
◇ 싸이, 美 주류시장서 새 역사…이후 K팝 '차트 인' 봇물
K팝 가수의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 신기원을 연 이는 싸이다.
싸이는 2012년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핫 100에 무려 7주 연속으로 2위를 기록하는 대기록을 쓰면서 미국 주류 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한국 가수가 됐다.
싸이는 이듬해 '젠틀맨'으로도 빌보드 핫 100 5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2013년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이 무렵 소녀시대, 엑소, 빅뱅 등을 필두로 K팝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으로 확대되면서 후배 가수들이 잇따라 미국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2년 소녀시대 유닛(소그룹) 태티서, 빅뱅, 지드래곤 등과 2014∼2015년 투애니원, 소녀시대, 태양, 엑소 등 다양한 K팝 가수가 꾸준히 빌보드 200에 진입했다. 그러나 북미 음악 시장에서 K팝이 이제 막 팬덤을 키워간 시기인 만큼 주로 100위권대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미국 시장 내 K팝 팬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싱글 차트에서도 블랙핑크가 2019년 '킬 디스 러브'(41위)로 핫 100에 진입한 뒤 지난해 발표한 두 곡인 '사워 캔디'(Sour Candy)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각각 33위에 올렸다.
◇ 정상 선 BTS "K팝 선배들 덕분"…가요계 "독보적으로 잘한 건 사실"
미국 주류 시장 정복에 성공하고 정상에 올라선 팀은 뭐니 뭐니 해도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화양연화 파트.2'(171위)로 빌보드 200에 처음 입성한 뒤 2017년에는 '러브 유어셀프 승 허'(7위)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들은 이듬해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국내 가수 중 최초로 빌보드 200 1위를 품에 안는 기록을 세웠다. 같은 해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와 2019년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지난해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 7)과 '비'(BE)까지 앨범 다섯 개를 잇달아 정상에 올렸다.
핫 100에서도 지난해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3주 1위에 오른 이래 같은 해 '새비지 러브'(Savage Love)와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1위를 찍었다.
올해 들어서는 '버터'로 무려 1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와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도 1위에 올려 히트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미국 음악 시장에서 '다이너마이트'처럼 인기가 폭발한 방탄소년단이 현지 팬들을 '버터'처럼 녹여버린 셈이다. 이날 AMA 대상 수상은 이 같은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물론 방탄소년단 본인들은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 수상 당시 기자회견에서 해외에서의 성공을 두고 "선배들이 K팝의 길을 열어줬기에 상을 받았다"며 겸손하게 말한바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방탄소년단이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K팝과 방탄소년단이 서로 도우며 성장했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에서 K팝이 어엿한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등 저변이 확대된 부분이 있다"며 "여기에는 방탄소년단이 독보적으로 잘한 부분이 기여했다. 상호 보완적으로 맞아떨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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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보아·원더걸스가 두드린 미국 시장을 '강남스타일'로 싸이가 열어젖혔다면, 방탄소년단은 올해 히트곡 '버터'(Butter)로 미국 주류 시장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가 정상에 등극하는 새 역사를 썼다.
방탄소년단 |
◇ 보아·원더걸스, 국내 평정 후 미국 시장 '노크'
22일 가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수가 미국 음악시장을 상징하는 빌보드 차트와 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이다.
2001년 김범수가 자신의 히트곡 '하루'의 리메이크 버전 '헬로 굿바이 헬로'(HELLO GOODBYE HELLO)'로 '핫 싱글즈 세일즈' 차트 51위에 진입한 것이다.
물론 이보다 훨씬 앞서 1981년 조용필을 비롯해 1989년 패티김, 1999년과 2010년 인순이, 2011년 이선희 등이 전 세계 음악인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펼친 바 있지만, 지속적인 현지 활동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00년대 아시아를 중심으로 보아와 동방신기가 K팝 한류 붐을 일으킨 이래 '팝의 본고장' 미국으로 눈을 돌리려는 시도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의 신호탄을 쏜 이는 '아시아의 별' 보아였다.
보아는 2008년 미국 현지 진출을 선언하고 이듬해 미국 정규 1집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27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K팝 가수는 걸그룹 원더걸스다. '텔미'(Tell Me)와 '노바디'(Nobody) 등으로 국내를 평정한 이들은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2009년 '노바디'로 76위에 올랐다.
싸이 |
◇ 싸이, 美 주류시장서 새 역사…이후 K팝 '차트 인' 봇물
K팝 가수의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 신기원을 연 이는 싸이다.
싸이는 2012년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핫 100에 무려 7주 연속으로 2위를 기록하는 대기록을 쓰면서 미국 주류 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한국 가수가 됐다.
싸이는 이듬해 '젠틀맨'으로도 빌보드 핫 100 5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2013년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그의 성공은 그러나 K팝 저변이 확대됐다기보다는 노래 자체의 중독성과 싸이라는 개인이 가진 코믹한 캐릭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이 무렵 소녀시대, 엑소, 빅뱅 등을 필두로 K팝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으로 확대되면서 후배 가수들이 잇따라 미국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2년 소녀시대 유닛(소그룹) 태티서, 빅뱅, 지드래곤 등과 2014∼2015년 투애니원, 소녀시대, 태양, 엑소 등 다양한 K팝 가수가 꾸준히 빌보드 200에 진입했다. 그러나 북미 음악 시장에서 K팝이 이제 막 팬덤을 키워간 시기인 만큼 주로 100위권대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미국 시장 내 K팝 팬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슈퍼엠(1위), 몬스타엑스(5위), NCT 127(5위), 블랙핑크(24위) 등 막강한 팬덤을 갖춘 팀이 잇달아 빌보드 200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싱글 차트에서도 블랙핑크가 2019년 '킬 디스 러브'(41위)로 핫 100에 진입한 뒤 지난해 발표한 두 곡인 '사워 캔디'(Sour Candy)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각각 33위에 올렸다.
방탄소년단 보러 몰려나온 팬들 |
◇ 정상 선 BTS "K팝 선배들 덕분"…가요계 "독보적으로 잘한 건 사실"
미국 주류 시장 정복에 성공하고 정상에 올라선 팀은 뭐니 뭐니 해도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화양연화 파트.2'(171위)로 빌보드 200에 처음 입성한 뒤 2017년에는 '러브 유어셀프 승 허'(7위)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들은 이듬해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국내 가수 중 최초로 빌보드 200 1위를 품에 안는 기록을 세웠다. 같은 해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와 2019년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지난해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 7)과 '비'(BE)까지 앨범 다섯 개를 잇달아 정상에 올렸다.
핫 100에서도 지난해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3주 1위에 오른 이래 같은 해 '새비지 러브'(Savage Love)와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1위를 찍었다.
올해 들어서는 '버터'로 무려 1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와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도 1위에 올려 히트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미국 음악 시장에서 '다이너마이트'처럼 인기가 폭발한 방탄소년단이 현지 팬들을 '버터'처럼 녹여버린 셈이다. 이날 AMA 대상 수상은 이 같은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물론 방탄소년단 본인들은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 수상 당시 기자회견에서 해외에서의 성공을 두고 "선배들이 K팝의 길을 열어줬기에 상을 받았다"며 겸손하게 말한바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방탄소년단이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K팝과 방탄소년단이 서로 도우며 성장했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에서 K팝이 어엿한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등 저변이 확대된 부분이 있다"며 "여기에는 방탄소년단이 독보적으로 잘한 부분이 기여했다. 상호 보완적으로 맞아떨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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