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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보약 드세요' 마지막 메시지…"스토킹 내색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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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해자 가족이 SBS 취재진에 공개해도 좋다며 보여준 가족 대화방입니다. 피해자가 부모님 한약 드시라고 현금카드를 보냈고 엄마는 잘 받았다고, 고맙다고 답을 합니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 뒤 딸을 찾는 엄마의 메시지, 딸은 끝내 이 짧은 글도 읽을 수 없게 됐습니다. 부모는 딸이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했는데 이런 아픔을 전해 주신 건 다시는 이런 범죄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일 겁니다.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여성 A 씨가 자신을 스토킹 하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어제(19일), 멀리 떨어져 살던 피해자의 어머니는 딸이 보낸 선물을 받았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지가 사서 못 부치니까 카드를 보냈더라고. 빠른 등기로 받아서 9시 반에 '카드 잘 받았다, 약 먹고 엄마 아빠가 고맙다'고 하니까 '영수증 주삼'하고 10시에 톡을 했어요.]

자랑스러움에 미소 짓던 게 바로 하루 전인데 어머니는 갑작스레 딸을 보내게 된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화장할 거 그거 지금 서류 꾸며야 되고, 우리 집은 끝났어요. 이게 말이 돼요? 가정이 파괴가 돼버렸어요, 행복한 가정이.]

늘 부모 걱정부터 했던 딸은 스토킹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해자 어머니 : 그렇게 꾸준히, 1년 넘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줄 처음 들었어요, 좀 전에. 엄마 아빠 걱정한다고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데 저희한테 말을 안 하고. 스마트워치 하나 믿고 말을 안 한 거 같아요.]

하지만, A 씨는 믿고 의지했던 친구들에게는 털어놨습니다.

[친구 A 씨 : 괴롭힘이 시작된 건 한 1년 정도, 처음에 헤어지고 났을 때부터 반복적으로 계속 그랬으니까. 어디다 도움을 청할 데가 없을지 알아보다가 저희한테 처음으로 의논을 한 거고요.]

스토킹은 집요했습니다.

[친구 B 씨 : 목 조르거나 그런 적은 기본이었고, 들어와서 말 좀 안 들으면 칼 들고 '너 죽고 나 죽고' 뭐 그런 식으로 계속….]

[친구 A 씨 : 무서우니까 맨발로 도망간 적도 있어요.]

가해자가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기를 빼앗아 문자메시지를 지우기도 했다고 친구들은 말했습니다.

[친구 B 씨 : (자기가 보낸) 협박문자는 나중에 본인에게 피해가 갈 걸 알았겠죠? 그래서 그걸 삭제하고.]

친구들은 피해자가 지난해에도 경찰에 보호를 요청했지만, 당시 도움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친구 A 씨 : 작년에 주거침입으로 한 번 신고한 적이 있고 그 이후에도 그걸로 인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었거든요. '또 너 나 신고할 거냐'부터 해서 계속 찾아오고 '또 신고해봐라' 막 이런 식으로 으름장 놓고 또 협박하고….]

경찰은 A 씨가 신변 보호 요청을 했던 지난 7일 이전에는 A 씨로부터 신고를 받은 내역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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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희 기자(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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