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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데이트폭력 신변보호 받던 여성, 경찰 호출한 사이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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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마트워치 두 차례 눌렀지만
용의자, 흉기로 찌르고 도주

데이트폭력 신변보호 대상자인 30대 여성이 흉기에 찔린 채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중구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는 3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다. 피해 여성은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A씨는 경찰이 관리하는 데이트폭력 신변보호 대상자였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7일 A씨로부터 전 남자친구인 B씨(35)에게 스토킹을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A씨를 분리 조치했다. 경찰은 A씨가 신고한 당일 법원에 100m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 금지, 스토킹 중단 경고 등 잠정 조치를 신청했고, 법원은 9일 해당 조치를 결정했다. 경찰은 B씨에게 법원의 조치 내용을 전달하고 처벌 가능성을 알렸다. 경찰은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A씨와 7회에 걸쳐 통화하면서 신변에 대해 물었고, A씨는 20일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의 요청을 받고 주거지를 드나들 때 직접적인 보호 조치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 B씨가 주거지에 들이닥치자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눌러 경찰에 응급 호출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29분과 33분 두 차례 긴급 호출했고, 11시35분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 B씨는 계단 복도에서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까지 쉼터 등지에서 생활하던 A씨는 이날 혼자 거주하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는 일반 112 신고보다 출동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 피해자 입장에서 신속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경찰의 현장 출동 속도보다 빠른 범인의 도주에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B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 추적 중이기 때문에 (살해 동기를 비롯한)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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