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지원금 사실상 철회한 배경에 靑의 물밑 중재설 나와
철회 직후에 靑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인 것 환영할 만한 일"
겉으론 의견표현 안하지만 정책에 대해서는 靑 정무라인 중심으로 물밑 조율 이어갈 듯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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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원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사실상 철회한데 대해 청와대가 물밑 중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재정당국의 의견 대립이 높아지고, 여당에서는 '기재부 국정조사' 등의 강경 발언까지 나오며 긴장이 고조되자 청와대가 교통 정리를 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재명 후보도 전국민 지원금 문제로 정부와 한없이 대립각을 세우며 청와대에 부담을 주는 것은, 중도층 공략이나 지지율 결집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문제로 당정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17일 "당정간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갈등설을 잠재웠다. 이후에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당과 물밑에서 소통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위당정청 같은 공식 기구 가동은 중단됐지만, 당과 청와대는 정책적인 부분과 관련한 소통 채널은 유지하고 있다. 전국민 지원금 문제는 대선 이슈를 떠나 현 정부의 임기 내에서 발생하는 사안인 만큼 청와대가 자연스레 관여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따라서 비공개 채널 등을 통해 청와대의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시가 고집을 꺾자마자 청와대가 곧바로 환영 입장을 밝힌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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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의 지원금 철회에 대해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더 나은 공약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은 "예산안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편성해 국회로 이미 넘겼다"며 "청와대가 이런 문제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할 상황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도 그런 정부가 아니다"라고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정책을 엎었다기보다는 무리를 안 한 것"이라고 '철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로 19조원의 세수가 남는 것인데 그걸 이번에 쓰려면 여러 가지 무리한 면이 있다"면서 "본예산 심의 중이라 추경을 다시 하기도 어려웠다. 대선 마치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현실적인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도 "기획재정부가 여태 너무 소극적으로 세입추계를 잡는 바람에 소극적 재정이 된 데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어찌 됐든 세수추계가 50조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은 기재부가 반성해야 하는 사안이다. 초과세수를 50조원이나 잘못 추계한 것은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재정당국의 보수성을 견제했다.
청와대는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겉으로는 의견을 감추고 있지만, 앞으로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정간의 물밑 중재 역할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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