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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대출규제·금리인상에 '집 살 마음'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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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대출·시중금리 인상에

서울 아파트시장 7개월만에 팔자 > 사자

강남4구 매매수급지수 가장 큰 하락폭

여전히 신고가 나오기도…집값 양극화 심화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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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시장이 7개월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된 것은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대출이 까다로워진데다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자금마련이 어려워지자 집을 ‘사겠다’는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집값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른데 따른 피로감이 겹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급등 피로감·대출규제에 매수심리 뚝= 정부는 올 하반기 들어 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고삐를 죄고 있다. 시중 은행의 잇따른 주택담보대출 중단,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자금 마련의 벽이 높아지면서 집을 사려는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며 수요자들의 부담을 키웠다. 5대 시중은행 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6월 말 평균 2% 후반에서 지난달 말 기준 3% 중반까지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어려워진 셈이다.

여기에 2018년 이후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데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면서 일단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도 매도 우위 전환=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을 제외하고 모든 권역에서 매매수급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은 2주 전부터 100 이하로 하락해 매수심리 위축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단지가 몰려있는 동북권은 지난주 101에서 이번주 99.4까지 떨어졌다.

눈에 띄는 점은 대출을 받기 어려운 강남권 역시 매수 심리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이번주 99.5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조금씩 쌓이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4687건으로 한달 전 대비 6.7% 늘었다.

◆신고가 vs 급매물…거래는 혼조세= 다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평균 변동률은 지난해 5월말 이후 1년 6개월 가까이 매주 오름세를 기록중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84㎡(전용면적)는 지난달 26일 20억원에 거래되며 한 달여 만에 1억1000만원이 올랐다.

반면 강북 지역에서는 하락 거래 사례가 잇따르며 매수세 위축의 타격을 받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 58㎡는 지난달 10일 6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인 지난 4월말(7억8500만원) 보다 1억8500만원 하락했다. 도봉구 창동 쌍용 60㎡ 역시 지난달 1일 8억900만원에 거래돼 보름 만에 2000만원이 떨어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애초에 대출을 받기 어려운 강남권은 똘똘한 한채를 사겠다는 심리 탓에 거래는 줄어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며 "대출을 끌어서 사는 중저가, 실소유자 매매시장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거나 금리가 인상되면 매수 심리는 물론 가격 역시 주춤할 수밖에 없어 지역별 가격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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