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중립 의식, 공식반응 삼가…내부선 '당정갈등 우려 일단락' 판단
"당정 아닌 여야 논의 먼저" 靑 중간설득론도…향후 파장엔 촉각
청와대 본관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청와대는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사실상 철회한 것에 대해 별도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말을 아꼈다.
대선을 앞두고 여당 후보의 공약관련 결정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선거중립 위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앞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9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두고 당정 간 갈등 구도가 빚어진 것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당정이 의견을 조율하며 현명한 결론을 도출하기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청와대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최근 불거진 당정갈등의 위험 요인이 사라졌다는 측면에서 이 후보의 이번 선택은 청와대로서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말 국정운영의 불안요소 하나를 해결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만일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갈등이 더 장기화했을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역시 계속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었다.
이와 맞물려 앞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6일 MBC 라디오에서 '지금은 당정 간 논의보다 여야 간 논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도 관심을 끈다.
이 수석은 당시 "민주당으로서는 여야 간 얘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며, (홍남기 부총리를 설득하는 일은) 순서상 그다음"이라고 언급했다.
이 후보의 이날 선택은 야당의 반대라는 현실을 냉정하게 수용하고 당정 사이의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어떻게 보면 이 수석이 언급한 '순서'에 따른 고민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일각에서 이 후보의 결심에 청와대가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했으리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정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청와대가 이 후보 측을 설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대선후보의 결정에 청와대가 별도의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상춘재 들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
이처럼 물밑에서 한숨 돌리는 기류가 감지되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대선정국에 어떤 파문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특히 여당 후보가 핵심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난맥상을 드러내며 후퇴를 했다는 점은 청와대로서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대선에 선을 긋는 것과 별개로, 선거 판세가 야당 쪽에 유리하게 흘러갈수록 청와대의 국정운영 동력은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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