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7년은 과도해. 진지한 자세로 합의할 것” 만취 사망사고 벤츠 운전자 항소

지난 5월 만취 상태서 벤츠 운전하다 도로 위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 숨지게 한 권모(31)씨

변호인 “1심 판결문에 ‘용서받지 못 했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으로 보아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진지한 자세로 합의할 계획”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기소된 권모(31)씨. 연합뉴스

술에 잔뜩 취한 상태에서 새벽에 벤츠 차량을 몰다 도로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여성이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이 너무 가혹하다며 항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가해자인 권모(31)씨 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권씨 측 변호인은 “전날 항소장을 우편으로 송부했다”면서 “1심 형이 과도한 면이 있고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그는 “1심 판결문에 ‘용서받지 못 했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으로 보아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며 “진지한 자세로 합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12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5월24일 오전 2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LPG(액화석유가스) 충전소 앞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작업을 하던 60대 남성 A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을 넘는 0.188%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그는 지난해 4월에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같은해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벌금 4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로 신호를 위반한 채 시속 148㎞의 빠른 속도로 운전하다 피해자를 들이받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피해자의 가족들이 받았을 충격을 헤아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용서받지 못했으며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분을 받은 전력도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이것이 거짓된 반성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숨진 피해자 A씨의 딸은 이날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 “피고인(권씨)은 (재판부에) 많은 반성문을 썼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다”면서 “사과를 바라지도 않는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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