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배달 업체 "배달 기사 빼앗기지 않으려면 인상 불가피"
16일 양주지역 음식점 등에 따르면 지역 배달업체인 A사는 최근 계약을 맺고 있는 500여 곳의 음식점 등에 배달 기본수수료를 1건당 3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계약 변경 내용을 통보했다.
종전에는 없던 보증금도 100만원을 한꺼번에 내거나 배달 1건당 1천원씩 적립해 1천 번에 걸쳐 내는 방안을 선택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면서 계약 변경에 동의하지 않으면 더는 배달을 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분주한 배달 오토바이 |
A사는 오는 23일 양주 지역에 배달의민족(배민)의 배달 서비스인 '배민1' 진출이 예고된 상황에서 미리 사업 모델을 보강하려 고 수수료 인상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A사에 배달을 맡겨온 피자 가게 점주 B씨는 도저히 타산이 맞지 않아 20일부터 직접 배달할 생각이라면서 "사전 협의도 없이 갑자기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보증금까지 내라는 것은 해도 너무한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B씨와 같은 사정에 놓인 이 지역 음식점들은 '단톡방'을 만들어 대응 방안을 찾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A사도 사정은 있다.
현재 배달 수수료 3천500원 중 3천100원은 배달 기사에게 돌아가고 400원만 자사 수입이 되는데, 정부의 플랫폼 노동자 처우 개선 정책에 따라 지난 7월 산재보험에 이어 내년에는 고용보험까지 가입해야 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예정이라는 것.
특히 배달 서비스 대기업인 배민과의 경쟁 과정에서 배달 기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대기업이 진출하면 배달 기사들이 보수가 나은 대기업으로 옮겨가게 돼 있어 이들을 붙잡으려면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보증금은 거래처를 붙잡아둘 목적으로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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