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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유럽연합(EU)이 벨라루스가 난민을 정치적으로 도구화하는 데 대응해 제재 범위를 확대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벨라루스의 난민 밀어내기에 가담한 항공사나 여행사를 겨냥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15일(현지시간)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라루스 국경에서 난민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공격'에 가담한 개인이나 조직으로 제재 대상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끄는 벨라루스 정부는 난민들을 항공기로 벨라루스로 입국하게 한 다음 폴란드 국경으로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고 EU는 지적한다. 이는 EU 체제의 안정성을 해치는 하이브리드 공격 시도라는 것이다.
앞서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동 국가의 여행사들이 벨라루스 항공사와의 협력으로 수천여명의 난민들에게 여행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벨라루스로 온 이들은 다시 유럽행 난민 행렬에 합류하면서 폴란드 등 유럽 국가 국경으로 몰리게 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현재 벨라루스와 EU 간 경계인 폴란드 국경에는 4000여 명의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난민들이 폴란드 국경수비대 및 경찰 1만5000여 명과 대치 중이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민 최소 9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U 외교 수장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결정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난민의 도구화에 강력히 대항하겠다는 EU의 결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U는 향후 수일 내에 자산 동결이나 여행금지 제재 대상 항공사와 여행사 명단을 확정할 것이라고 AP통신 등은 내다봤다.
독일 외무장관은 벨라루스의 난민 밀어내기를 두고 "EU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난민을 도구화한 매우 비인도적 행위"라며 "이는 지난 며칠간 더 심해졌다"고 비판했다.
리투아니아 등 유럽 국가들은 일부 난민들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통해서 유럽으로 온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들 국가는 난민사태 해소를 위한 러시아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벨라루스의 동맹국인 러시아 측은 이번 난민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며 유럽 국가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벨라루스 외무부는 서방 국가들의 '난민사태 조장' 지적에 "터무니 없다"며 난민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설득하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또 유럽의 추가 제재를 받을 경우 이에 보복할 방침이라는 점도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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