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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곽 드러낸 윤석열 외교안보 정책 기조 [대선 후보 정책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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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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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교안보 분야 정책 방향을 성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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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를 통해 외교안보 분야의 정책적 윤곽을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 후보가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이날 언급한 내용들은 향후 외교안보 공약의 기초가 될 전망이다.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부분은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과 정반대의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 등 외연확장을 모색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실망한 보수층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한·미 동맹에 최우선 가치를 부여한 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재배치 가능성을 열어둔 점, 북한과의 관계 재설정 약속 등이 대표적이다. 눈에 띄는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지난 9월 서둘러 발표한 외교안보 공약에 비해 훨씬 정리되고 논리적이어서 그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윤 후보는 외교안보 정책의 기본 기조를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에 기반해서 그동안 국제사회에 축적된 국제 규범과 국제 법규에 기반하는 예측가능한 법치에 기반한 외교관계”로 규정했다. 특히 한·미 포괄적 전략적 동맹을 추진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재편에 적극 동참하는 등의 ‘대미 밀착’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현 정부의 남북관계를 ‘주종관계’로 표현하는 등의 강한 거부감을 보였으며,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 지도부가 결단을 내린다면’ 대북경제지원과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선(先)비핵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무분별한 군비증강 대신 ‘3축체제’ 등 북한의 비대칭 전력 대응에 집중하고, 핵무장, 전술핵 도입, 핵공유 등 당내에 널리 퍼져있는 강경한 주장과 분명하게 선을 그은 채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강화를 기본으로 삼은 것은 합리적인 결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외교의 사활적 요소인 ‘미·중 패권 시대 한국의 대외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이 없었던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중국 견제에 올인하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중국과 “정경분리·공동이익을 앞세워 상호존중의 협력시대를 열겠다”고 말한 것은 모순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했던 ‘안미경중’ 노선의 변화를 미국으로부터 강하게 요구받으며 ‘경제 안보’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중국과 정경 분리 외교가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윤 후보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감시정찰체계 강화를 들고, 이를 위해 한·미·일 협력이 필요하고 한·일 관계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대일관계 변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어떤 전략으로 현재 최악의 상황인 한·일 관계를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윤 후보는 한·일 양국의 이익을 강조하면서 “과거사 문제, 경제협력, 안보협력 의제를 망라한 포괄적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혀 실용주의적 접근을 시사했다. 하지만 ‘포괄적 해법’은 정치적 타결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과거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타협하려 한다는 국내적 반발을 피하려면 세심한 세부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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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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