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실상 공범 주장
“전주 역할 너머 기획까지 가담한 정황”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왼쪽)과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 2019년 7월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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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상의 주가조작 공범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단순 ‘전주(錢主)’ 이상의 역할을 맡았고 사실상의 주가조작 공범이라는 주장이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부인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당시 단순히 ‘전주’가 아니라 주가조작이 시작될 걸 미리 알았거나 사전 기획에까지 참여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강득구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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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그 근거로 김씨가 두창섬유(현 도이치아우토) 이모 전 대표로부터 두창섬유가 보유하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장외거래(블록딜)로 매입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강 의원은 “김씨가 ‘주가조작 몸통’으로 지목된 두창섬유 이 전 대표와 거액의 주식거래를 통해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모 전 대표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대표의 측근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통상 주가조작을 위해선 주식을 매도할 주체와 매입할 주체가 각각 필요하고 매도 계좌에는 주식을, 매수 계좌에는 현금을 쌓아둔다. 두 계좌간에 서로 약속된 가격으로 주식매입·매도(통정매매)하고 이렇게 되면 해당 주식의 시장 가격이 인위적으로 끌어올려지며, 이를 통해 시장 가격을 조종해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 주가조작의 전형적인 방법이다. 일정 수준으로 주가가 부양되면 ‘개미’들이 함께 뛰어들어 주식이 더 높은 가격에 매매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는 김씨가 주가조작에 사용될 자금을 권 대표 소개로 알게된 이정필씨(도주중)에게 계좌를 건네 ‘전주 역할’을 담당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는데, 이날 새롭게 확인된 바는 김씨가 권 회장의 측근인 이 전 대표와의 거래로 2009년 5월에 8억원 규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단순 전주가 아니라 매도-매수 주체로서 주가조작의 사실상의 공범이라는 것이 강 의원 주장의 요지다.
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경찰 진술서에도 주가조작 선수 이씨는 “매도 물량이 없어 매수 계좌를 200만주 정도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권오수(도이치모터스 회장)는 주변 지인들에게 주식을 매입하게 권유하면서 두창섬유 이○○가 주식 관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는 진술이 쓰여 있다. 이ㅇㅇ는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구매한 두창섬유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던 사람이다.
강 의원은 “권 회장이 (주가조작) ‘선수’ 이씨에게 김씨를 소개하기 전에 이미 김씨와 이 전 대표가 서로 아는 사이였고 대주주인 김씨의 양해 하에 선수 이씨에게 시세조종 의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선수’ 이씨에게 자금을 댄 차원을 넘어서 훨씬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강 의원은 또 “두창섬유는 권 회장의 사실상 가족회사이며 이 전 대표는 권 회장의 측근으로 수족 같은 인물”이라며 “김씨는 단순히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범행에 자금을 제공한 전주로서의 법적 책임을 넘어 권 회장, 이 전 대표와 함께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조작 범행을 사전에 공모하고 실행한 공범으로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권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권 회장의 구속 여부는 16일 늦은 밤께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권 회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김씨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권 회장의 혐의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주가 부양을 위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주가조작을 한 혐의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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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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