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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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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사후심의, OTT는 사전등급분류…‘부처 이기주의’로 1년 반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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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절반 잠식한 넷플릭스에

이달 디즈니+, 애플TV+도 국내 상륙

사전등급분류에 투자·유통 타이밍 놓쳐

설자리 잃은 토종 OTT “법 통과 절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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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김현아 기자] 디즈니+가 국내 상륙하기 하루 전이었던 지난 11일, 웨이브·티빙·왓챠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은 다급해졌다. ‘OTT진흥법, 시장 다 내 주고 나서 통과시킬 건가?’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정부에 호소했다.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디지털미디어생태계발전방안’이 1년 6개월째 제자리인 현실 때문이다.

“사전등급분류에 투자·유통 타이밍 놓쳐”

업계가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는 제도 개선은 영상 콘텐츠에 대한 사전등급분류제 대신 자율등급제(자체등급분류제)를 도입해달라는 것이다.

현행법상 방송사에서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법에 따라 사전등급분류 대상에서 제외되고 사후심의를 받는다. 방송사가 드라마 등을 만들 때 자체 심의 등급을 매기고 나중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심의한다.

하지만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의 비디오물에 해당하는 OTT 콘텐츠는 유상으로 서비스(제작 또는 배급)할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사전에 등급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OTT가 이미 방송사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나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VOD로 제공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는 넷플릭스·디즈니+ 등과 경쟁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크게 늘리는 상황이어서 사전등급분류제는 투자 확대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 콘텐츠를 제작해 글로벌 전역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규모인 넷플릭스나 디즈니+는 한국에서 사전등급분류제 때문에 콘텐츠 배급이 조금 늦어진다 해서 큰 타격이 없지만, 한국이 안방인 국내 OTT 사업자들은 시의성 있게 콘텐츠를 올리지 못하는 데 따른 제작 및 유통에 제약이 훨씬 크다”고 토로했다.

예컨대 OTT에서 라이브 콘서트 중계를 따와 생중계한 뒤 그에 따른 VOD나 클립 영상을 후속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인데, 영등위 심사가 최대 3~4주까지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시청자 유입의 적기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도 문제의식에 공감해 지난해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에서 자체등급분류제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5월에야 영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그마저도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 부처와 의견이 달라 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이 개정안은 OTT를 ‘온라인비디오물제공업’으로 별도 정의해 OTT에 대한 규제 근거를 마련하고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허가제(문화부가 심사를 통해서 3년 지정 승인하고, 3년마다 재승인)처럼 운영해 OTT 사업자를 사실상 문화부 감독 아래 두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방통위가 추진 중인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에서는 OTT를 방송, IPTV와 함께 방통위의 규제 및 감독으로 관할하고, OTT 콘텐츠의 등급분류도 방송 프로그램처럼 방심위 심의 대상으로 포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승훈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방통위가 자체등급분류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지만, 세부사항에 이견이 있어 협의하고 조율 중”이라고 했고, 좌미애 방통위 시청각미디어서비스팀장도 “방통위는 자체등급분류제 도입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중규제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며, 방심위의 역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국무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OTT를 전기통신사업법상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방통위와 또 다르다.

OTT 업계는 성명을 내고 “콘텐츠 투자 시 세제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통과와 문체부·과기부 등의 다툼으로 지연되는 자율등급제(자체등급분류제)도 시급하다”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글로벌 OTT에 국내 미디어산업을 모두 내준 후 처리한다면 말 그대로 ‘사후약방문’ 꼴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2일 왓챠를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국판 디즈니가 나와야 한다”면서 “콘텐츠 산업도 정부 조직 차원에서 책임을 맡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한국OTT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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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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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47% 점유율 차지…콘텐츠 투자 확대 나서는 국내 기업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 47%로 1위다. 뒤를 이어 토종 OTT인 웨이브(19%), 티빙(14%), KT시즌(8%), 왓챠(6%)가 추격 중이다. 이달 착륙한 애플tv+(11월 4일)와 디즈니+(11월 12일) 공습이 더해지면 국내 플랫폼들의 설 자리는 더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올해 한국콘텐츠에 넷플릭스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5500억 원.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 원, 티빙과 KT시즌은 2023년까지 각각 4000억 원을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넷플릭스와 절대 금액을 비교하긴 어렵다. 누적 가입자 2억1360만 명(3분기 기준)을 상대로 투자하는 규모와 수백만 명 가입자 시장을 두고 하는 투자는 다르다.

하지만, 국내 OTT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화해 세계 무대로 진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콘텐츠 기업이 넷플릭스 등의 하청기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토종 OTT의 선전이 필수적이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출시 이후 첫 4주 동안 전 세계 1억 4200만 명이 드라마를 봤지만, <오징어 게임> 성공 이후 IP(지적재산권) 공유, 판권 등 추가수익 분배에 대한 상생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넷플릭스와 디즈니+ 의 하청기지가 될 수 있다”면서 “지난해 9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미디어TF에서 약속한 OTT 특화 기술과 결합된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 육성이나 투자 성과의 선순환을 위한 연구개발, 제작 지원 기금 형성 등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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