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부활 날개 편다..법원 회생계획안 인가(종합)

관계인집회 결과..회생계획안 82.04% 찬성
근로자대표 "신뢰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
'선정' 경영권 확보..이르면 내년 1분기 재운항

[파이낸셜뉴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이스타항공이 채권자 총액의 82.04% 찬성표를 얻으면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지 57일 만이다. 이르면 내년 1·4분기 항공기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오후 2시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는 이스타항공의 ‘특별조사기일 및 회생계획안 심리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가 개최됐다. 회생계획안을 놓고 이스타항공의 채권을 보유한 있는 항공기 리스사 등 채권단의 찬반을 묻는 자리다.

이날 관계인 집회는 예정 시간을 12분을 넘긴 오후 2시 12분 시작됐다.

이스타항공 김유상 공동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이라는 목표를 대전제로 채권자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도모하면서 공정, 평등의 원칙하에 (회생계획안이) 작성됐다"며 "채권자의 기대와 부응에는 미흡한 회생계획안이지만 어려운 경영 환경과 재무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것을 헤아려달라"고 전했다.

회생계획안을 조사한 안진회계법인 측은 이스타항공이 청산할 경우 담보권자와 채권자가 한 푼도 받아 갈 수 없지만,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담보권자는 100%, 채권자는 4.5%를 받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마곡 본사 입구(이스타항공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회생계획안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발언에 나선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이석규 공동대표는 "고통의 시간을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않다는 것에 회사도 근로자도 공감한다"며 "다시 날아오를 수 있게 기회를 주시면 빠른 정상화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채권자분들께 진 마음의 빚을 무겁게 느끼며 근무하겠다. 신뢰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채권자 중에선 이스타항공 탑승권을 예매했다가 환불을 받지 못한 소액 채권자 측이 회생계획안 인가에 반대하며 의견을 밝혔다. 이스타항공 피해고객 모임의 정훈 대표는 "이스타항공은 직원들 임금이 체불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예매를 받고 결제를 하고 있었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금액은 20만~30만원에서 80~90만원에 불과하지만, 그간 보여준 이스타항공의 태도를 보면 회생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스타항공 측으로부터 결제된 금액에 대한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발언을 모두 마친 뒤 진행된 찬반 표결을 준비하는 데는 약 20여분이 걸렸다. 위임하기보단 직접 참석한 관계인이 예상보다 더 많아서다. 현장에서는 국토교통부, 몽골항공, 롯데카드, 웹투어 등 일부 채권자들이 반대의견을 냈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액의 채권이 있는데 찬성을 하고 싶어도 법적 근거가 없어 부득이하게 반대했다"며 "관련 내용을 준비해 소명을 했다"고 대답했다.

관심을 모았던 제주항공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려다 포기한 제주항공은 약 100억원대 채권자다. 제주항공은 회생계획안에 반대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남순 성정 회장(오른쪽)과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 2021.6.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사진=뉴스1

표결 결과 총 채권액의 82.04% 찬성률로 회생계획안이 인가됐다. 지난 9월 17일 이스타항공이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지 57일 만이다. 채권자 3분의 2 이상이 변제율에 동의하면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한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성정은 앞서 인수 자금 납입 마감 시일이던 지난 5일 잔금 약 630억원을 납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총 채권액 규모를 3500억원으로 산정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보고했다.

기존 채권 규모인 4200억원에서 약 7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협상 과정에서 리스사들이 요구했던 일부 채권 금액을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채권 변제율이 기존 3.68%에서 4.5%로 상승한 것이다. 소폭이긴 하지만 개별 채권자들이 받게 될 금액이 늘어난 덕에 회생인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스타항공은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함에 따라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채권 변제 절차를 밟고, 이수자인 성정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밀린 직원 급여와 해고된 노동자들은 급여와 퇴직금 총 530억원도 지급한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절차도 밟는다. AOC는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반드시 발급받아야 하는 면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이달 말 AOC 획득하고, 이르면 내년 1·4분기 실제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