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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컨테이너 살던 노인, 건물주에 강남 2000억대 땅부자였다

머니투데이 이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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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컨테이너 살던 노인, 건물주에 강남 2000억대 땅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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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 /사진=머니투데이DB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 /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 강남 한복판에 매물로 나온 2000억원대 부지의 주인이 생전에 주차장을 관리하며 6평 짜리 컨테이너에서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옛 힐스테이트 갤러리(현대건설 상설 주택전시관)가 있던 약 1300평(4189㎡)의 부지가 최근 매물로 나왔다.

이 부지는 현대건설이 15년간의 임대차계약(연간 임대료 15억원) 종료 이후 최근 주택전시관 건물을 철거하고 계약 이전 상태로 원상복구해 현재는 빈 땅이다. 땅값은 평당 1억6000만원 정도로, 부지 전체 가격은 2000억원이 조금 넘는다.

이 땅은 땅 주인이었던 A씨가 최근 작고하면서 매물로 나왔다. 중앙일보는 A씨가 힐스테이트 갤러리 주차장을 관리하며 주차장 한쪽에 6평 정도 컨테이너를 두고 생활했다고 보도했다.

힐스테이트 갤러리를 드나들던 현대건설 직원들은 A씨를 '컨테이너 할아버지'로 기억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매체에 "A씨 부부가 너무 검소하게 생활하셔서 A씨가 땅 주인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도곡동 주민 김모씨(61)는 "힐스테이트 갤러리 인근에 A씨 소유의 낡은 집이 있긴 했는데 A씨 부부는 컨테이너에서 음식을 해 드시고 컨테이너 내 간이침대에서 쉬시는 등 거의 그 곳에서 살다시피 하셨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1974년 이 땅을 매입해 농사를 지었다. 도곡동 주민 박모씨(65)는 "A씨는 말죽거리 토박이로 강남이 개발되기 전까지 그 일대에서 농사를 지었다"며 "농지가 도회지로 바뀌면서 A씨는 보유하고 있던 다른 땅에 빌딩도 여섯동 지었다"고 말했다.


A씨는 30년 전 임대료를 한 번도 올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A씨 소유 부동산의 일부를 관리하는 도곡동 삼성부동산 박종순 대표는 중앙일보에 "A회장님은 30년이고, 20년이고 한 번 정한 임대료를 절대 올리시지 않았다"며 "A회장님 자신이 편하게 살기 위해 임차인들의 임대료를 올리는 건 임차인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늘 강조하셨다. 임차인들에겐 더없이 큰 은인이셨다"고 말했다.

A씨 소유 상가에서 10여 년간 장사를 했다는 김모씨는 매체에 "A회장님 유족들이 임차인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며 부고도 안 전했다"며 "뒤늦게 A회장님 빈소에 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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