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빌미삼은 총선 1주년에 유엔안보리회의도…"서북부 군사활동 증가 우려"
미얀마군 포격에 불에 타는 서부 친주 딴틀랑 가옥들.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10개월째에 접어든 미얀마에서 인도적 위기로 도움이 절실한 이들이 300만 명 이상이나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충돌 격화와 경제 실정으로 미얀마 내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군정은 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리피스 차장은 또 폭력을 멈추고 평화적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 숫자는 늘어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에서는 이날 영국의 요청으로 인해 미얀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안전보장이사회가 비공개로 열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은 미얀마 총선 1주년이기도 했다.
작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당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선거로 뽑은 의석의 80%가량을 차지하며 압승해 문민정부 2기를 눈앞에 뒀었다.
그러나 군부는 총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한 뒤 정부가 이를 바로잡지 못해 나라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작년 총선은 국내외 감시단에 의해 자유롭고 공정하다고 평가됐다"며 "유엔은 군부가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나라를 다시 민주주의로의 전환의 길로 돌려놓을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주유엔 부대사인 제임스 카리우키는 취재진과 만나 "영국은 미얀마 북서부 지역에서의 군사행동 증가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어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상황이 4년 전 미얀마 라카인 지역에서 로힝야족을 상대로 자행된 잔혹 행위에 앞서 우리가 본 움직임과 아주 닮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8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로힝야족 일부가 종교 탄압 등에 반발해 경찰 초소를 습격한 이후 정부군의 대대적인 토벌 작전이 전개됐다.
당시 정부군은 도처에서 성폭행, 학살, 방화를 저질렀고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수천 명이 숨지는 한편 7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군부는 로힝야 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지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리피스 사무차장도 성명에서 미얀마 북서부 지역이 극도로 우려스럽다고 공감했다.
그는 서부 친주와 중북부 사가잉 및 마궤 지역에서 미얀마군과 시민무장 세력인 시민방위군(PDF)간 충돌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3만7천명 이상이 또다시 피란을 가야 했고, 교회 건물과 인도주의기구 사무소를 포함해 160채 이상의 가옥과 건물이 불에 탔다"면서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된 행위로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sout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