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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요소수 품귀 현상

택배업계 '요소수 대란'인데 "할 수 있는게 없다…정부가 불안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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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화물차 기사들 포털사이트 카페서 요소수 정보 확인

택배업계 "사태 진정시켜야 할 정부가 되레 사재기 부추겨"

뉴스1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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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윤다정 기자 = '요소수 대란'에도 택배업체들이 대책이나 지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충분한 요소수를 확보해야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택배·화물차 기사들은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요소수 재고 정보 확인하는 등 요소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요소수 대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택배업계는 최근까지 특별한 지침을 내놓지 않아도 될 정도로 요소수 수급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요소수 품귀현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불안감이 조성돼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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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화물 기사가 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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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 "마땅한 지침 없어"…포털 카페서 정보 찾는 택배·화물차 기사들


9일 복수의 택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요 택배사들은 요소수 품귀 사태와 관련해 특별한 지침을 전달하지 않았다. 수입에 의존하는 요소수가 전국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별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택배사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요소수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량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도 없고, 마땅한 지침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정부차원에서 요소수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긴급 수입을 하는 등 해소 방안이 나오고 있으니 지켜보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를 들어보면 요소수 때문에 걱정이 많은 것 같다"며 "특히 간선차 기사들이 가장 불안해하고 있는데, (요소수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추가로 배차를 요청해도 잘 안잡히는 경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택배사에서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자 택배기사들은 포털사이트에 생기고 있는 '요소수 찾기' 카페를 통해 정보를 얻어 개별적으로 요소수를 구하고 있다. 예컨대 '요찾사' 등 요소수 카페에는 'XX 휴게소(XX방향) 요소수 정보' 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 정보 역시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재고가 남아 있다는 정보가 올라온 주유소에는 택배·화물차 등 요소수 주입을 기다리는 차량이 몰려 긴 대기줄이 생기는 실정이다. 주입하기까지 대기시간이 길다보니 시간이 곧 수입인 택배·화물차 기사들의 하소연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 화물차 기사는 "주유할 때보다 주입시간이 짧지만 대기줄이 길어서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했다"며 "2시간 이상 기다렸는데 재고가 부족해 요소수를 주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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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1.1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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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업계 "정부가 불가 불안감 조성해 사재기 부추겨"


택배업계는 상황이 빠르게 악화된 원인으로 정부의 대응을 꼬집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최근 간선차량 기사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처음 요소수 문제가 불거졌을 때만 해도 수급 상황이 이정도로 나쁘지 않았다"며 "정부의 대응 과정에서 문제가 커지면서 심리적 불안감이 조성되고, 사재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컨대 정부가 각 버스회사 마다 요소수 물량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면서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하면 버스회사들이 요소수를 미리 더 사놓을 수밖에 없도록 신호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되레 사재기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아직 괜찮다는 신호를 주고, 사재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하는데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장 필요 없는 이들도 사재기에 나서면서 수급 불균형이 가속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택배사 관계자도 "정부의 움직임이 물류업계에 큰 불안감을 주고 있다"며 "불안할 수밖에 없도록 지속적으로 신호를 주고 있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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