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 못 잊어…전화하고 집 찾아간 20대男, '스토킹 범죄'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이지혜 디자이너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한 남성이 헤어진 여자친구를 잊지 못해 그의 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거주지를 맴돌며 만남을 요구하는 연락을 여러 번 했다가 검찰에 넘겨졌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경찰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지난 3일 검찰로 송치했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광주 지역 첫 송치 사례다.

A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에서 다급하게 광주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만난 여자친구 B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B씨가 거주 중인 광주 광산구 소재 아파트에 도착한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수십 차례 전화에도 연락이 닿지 않자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역시나 답이 없었고 A씨는 결국 B씨 자택 현관문 앞으로 이동해 초인종을 누르며 "나는 너 좋아해. 만나자. 연락 좀 받아줘"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A씨는 1시간 30여 분 동안 아파트 일대를 배회하며 만남을 요구하는 연락을 재차 남겼고 이를 참다못한 B씨는 경찰에 스토킹범으로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와 B씨를 즉각 분리 조치했고, A씨를 입건해 13일간 수사를 벌여왔다.

조사에 따르면 연인관계였던 두 사람은 최근 헤어졌고 A씨는 이를 납득하지 못해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모든 행위에 대해 인정하지만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만남을 요구하는 지속적, 반복적 행위가 B씨에게 불안감과 함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줬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헤어진 연인관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전 연인이 연락을 거부한다면 재차 만남을 요구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1일부터 특정인에게 지속해서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됐다. 반복된 행위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유발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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