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걸어가다 총맞아…군부 관련 사업자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 해석
미얀마 양곤 도심의 무장 경찰들. 2021.8.10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이동통신사의 최고위 임원을 역임한 주요 기업인이 도심에서 총격으로 사망했다.
군부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이들에 대한 반군부 무장세력의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5일 미얀마 나우와 자유아시아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인 미텔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떼인 아웅(56)이 전날 오전 양곤의 마양곤구의 자택 근처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마양곤구 관계자는 미얀마 나우에 아웅과 아내 떼인 아웅 뚜가 전날 오전 7시께 자신들의 집에서 약 45m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가 쏜 총탄에 맞았다고 전했다.
아웅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웅 뚜는 복부와 어깨 등에 3발을 맞았지만, 생명을 건져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군사정권은 언론자료를 통해 아웅의 사망은 무장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은 반군부 민주진영의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 그 의회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 그리고 NUG가 창설한 시민 무장조직인 시민방위군(PDF)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공격을 했다고 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군부와 관련된 지역 관리 또는 기업인들에 대한 반군부 세력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 및 외신은 해군 소령 출신인 아웅이 미얀마 4대 이동통신사인 미텔의 최고재무책임자(CFO)라고 전했지만, 미얀마 나우는 회사 직원들을 인용해 그가 전직 CFO라고 보도했다.
미텔은 미얀마 군부와 베트남 최대 이동통신사인 비엣텔의 합작사다.
아웅은 또 현재 미얀마경제공사(MEC) 및 계열사 한 곳의 총지배인 자리를 포함해 군부가 관련된 다수의 벤처 기업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AFP 통신은 반군부 세력에 의해 살해된 군부 관련 인사 중 최고위급이라고 보도했다.
미텔은 최근 반군부 세력의 표적이 돼왔었다.
NUG가 지난 9월 초 군정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뒤 PDF는 미얀마 전역에서 미텔사의 이동통신 철탑 120개가량을 훼손하거나 파괴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 PDF 대원은 당시 방송에 "군부는 미텔이 버는 돈으로 무기를 구매한다. 그래서 미텔을 공격하면 돈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방송에 "기업 고위 임원을 겨냥한 살인은 인권적 측면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이는 미얀마 내 상황이 얼마나 악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경이 자행 중인 폭력은 미얀마 국민들을 급진적으로 만들었다. 폭력에 대한 이런 반응은 놀랄만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경 폭력에 목숨을 잃은 미얀마 국민은 4일 현재 1천241명으로 집계됐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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