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계기돼
입양한 16개월 여아 정인이를 학대 끝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항소심 결심공판일인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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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이 양부모의 학대를 받다가 숨진 '정인이 사망' 사건의 양부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5일 열린다.
1심에서 양모 장모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다시 사형을 구형할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 강경표 배정현)는 이날 오전 10시 살인 및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씨와 남편 안모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연다.
장씨는 지난해 6∼10월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같은 해 10월 13일 발로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당초 아동학대치사와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로 장씨를 재판에 넘긴 후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장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고, 재판부 역시 "피해자에게 치명적 손상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인죄 유죄를 인정했다.
아내와 함께 정인이를 학대하고 아내의 폭행을 방조한 양부 안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장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이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한 안씨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당시 재판부는 두 사람 모두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아동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통상 결심공판에서는 먼저 검찰 측이 최종의견을 밝힌 뒤 구형을 하고, 이후 피고인 측 변호인이 최후 변론을, 마지막으로 피고인이 최후 진술을 하게 된다.
앞서 법원이 장씨의 살인 혐의 유죄를 인정한 만큼 1심에서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다시 사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장씨는 '주먹으로 (정인이의) 배를 때린 사실은 인정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주먹은 아니고 손바닥으로 배를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검찰은 공소사실 중 '발로 정인이의 복부를 강하게 밟았다'는 부분에 '주먹이나 손 등으로 강하게 때렸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을 신청했다.
한편 '정인이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회는 올해 초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했다.
개정법에는 '처벌이 강화될 경우 오히려 피해자 등이 신고를 꺼리게 돼 아동학대범죄가 은폐될 가능성이 있고, 검찰이 기소할 때도 입증의 부담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아동학대범죄의 법정형을 높여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동학대범죄 신고가 있을 때 지방자치단체나 수사기관이 즉시 조사나 수사에 착수할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이 신설됐고(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 아동학대범죄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나 공무원이 신고된 현장 외에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장소'까지 출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아동학대 사건을 조사할 때 경찰이나 공무원이 신고자나 목격자, 피해아동과 아동학대행위자를 분리해 조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아동학대 사건 조사 등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이나 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직원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등 업무수행을 방해할 경우 벌금형의 상한을 기존 1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3배 이상 높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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