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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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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여야 비호감에 ‘제3지대’ 변수되나…심상정·안철수·김동연 움직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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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심 ‘정치 재편’ 안 ‘시대 교체’ 김 ‘정치 교체’
‘양당체제 극복’을 공동 기치로 존재감 부각
쉽지 않지만 후보들 간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


경향신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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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출마로 이른바 ‘제3지대’가 차기 대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들은 ‘양당체제 극복’이라는 공동 기치로 각자 존재감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구도에서 여야 거대 양당은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한 제3지대 후보들의 성패는 거대 양당에 대한 반사이익을 넘어 대안세력으로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 후보와 안 대표, 김 전 부총리는 각각 ‘정치 재편’ ‘시대 교체’ ‘정치 교체’라는 구호를 앞세워 대선 판에 뛰어들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과 같은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를 타파하자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특히 현재 거대 양당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역대급으로 높은 상황은 이들에게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에 실망한 중도·무당층 등을 발판삼아 대안세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3일 YTN 라디오에서 “지금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를 하면 ‘아무도 마음에 안든다’가 1위”라며 “이전에 제3지대라고 불렀던 거기가 제3지대가 아니고 제1지대”라고 말했다.

우선 제3지대의 판을 키워보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심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자대결은 그 자체로 퇴행”이라며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에게 ‘양당체제 종식’ 공동선언은 할 수 있지 않겠나 제안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제3지대가 좀 커져야 이번 대선이 대선다워질 것 같다는 의미의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심 후보 발언으로 제3지대 후보들 간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심 후보는 진보 성향 지지층, 안 대표는 중도·보수층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념적 노선이 다르다. 안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추구하는 가치나 지향의 방향이 같다면 누구라도 만나 이야기나눌 것”이라고 말했지만, 김 전 부총리는 전날 “안 대표는 10년을 정치했는데 그동안 국민께 실망만 안겼다”며 “안 대표 본인도 시대교체의 대상”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심 후보도 이날 자신의 제안과 관련해 “그 이상은 구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제3지대 후보들은 일단 각자도생에 돌입한 상태다. 심 후보는 이날 “저만큼 탄탄한 정책과 비전을 준비하고 있는 후보는 없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며 제1공약인 주4일제 도입을 중심으로 정책 행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출마선언한 안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중심으로 자신이 정권 교체의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일대일 토론을 제안하는 등 존재감 높이기에 주력했다.

거대 여야는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대선이 이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초박빙 승부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3지대 후보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대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송 대표는 이날 김 전 부총리를 만나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문재인 정부 출범을 뒷받침한 큰 역할을 해오셨다”고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앞서 심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한민국의 중도적 가치를 가장 상징하는 분이 안 대표”(홍준표 의원), “야권 통합을 위해 충분히 대화를 갖고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윤석열 전 검찰총장)는 발언이 나오는 등 안 대표와 연대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제3지대 후보들은 이날 “심상정으로 정권교체 하겠다”(심 후보), “국민의힘 후보가 양보하면 압도적 정권교체가 가능하다”(안 대표), “완주하지 않을 생각이면 왜 (대선에) 나왔겠나”(김 전 부총리)라며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제3지대 후보들이 거대 양당과 차별화되는 비전을 제시하고 확실한 세력화를 이뤄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기존의 제3지대는 독자적인 비전과 가치보다는 이합집산을 추구하며 국민적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왔다”며 “기존 정당과 연대해 지분을 나눠먹는 식으로 나가면 제3지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절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대적·지역적 지지 기반을 명확히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광연·조문희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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