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입양아 학대 양부, 아동학대 살해 적용에 ‘눈물’

생후 33개월 아이 뺨 여러 번 때려

축 늘어진 아이에 “잠든 줄 알았다”

“살해 고의 없어 혐의 인정 못해”

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부 A씨가 지난 5월 1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생후 33개월된 입양아를 때려 숨지게 한 ‘화성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의 피고인인 양부가 아동학대 살해죄 적용 후 열린 첫 재판에서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 조휴옥)는 2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양부 A(36)씨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에게 뇌출혈이 생겼고, 이후 사망한 점은 인정하나 처음부터 살해할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재판이 진행 중인 A씨에게 아동학대 살해죄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또한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아내 B(35)씨에겐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더해 공소장을 바꿨다.

A씨 측은 살해의 고의가 없었으므로 아동학대 치사 혐의만을 인정한다고 맞섰다. B씨 측도 “피해자의 생명이 위태로워 신속한 구조를 필요로 할 정도인지를 알지 못했으므로, 유기의 고의가 없었다”며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A씨에게 “피해자는 생후 33개월로 키 90㎝, 몸무게 12㎏이며, 얼굴이 성인 손바닥 크기”라며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뺨과 귓바퀴를 포함한 머리 부분까지 여러 차례 타격한 이후 피해자는 매우 졸려 하며 잠을 잤는데 불안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A씨는 “(단순히) 잠을 자는 줄로만 알았다”며 “아이가 고집을 부리는 것을 고치려고 훈육 차원에서 한 일인데, (아이가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려 주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눈물을 보였다. 검찰은 B씨를 신문하며 “피해자가 심하게 맞아 멍이 올라와 있고, 수 시간 동안 잠을 자며 일부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데 심각한 상황인 줄 몰랐느냐”고 물었고, B씨는 “정말로 몰랐다”며 오열했다.

A씨는 올해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경기 화성시 주거지에서 2018년 8월생으로 당시 생후 33개월이던 입양아 C(2)양이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나무로 된 등긁이와 구둣주걱, 손 등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를 알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5월 8일 폭행으로 인해 반혼수 상태에 빠진 C양을 즉각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가량 방치한 혐의도 받는다. 뒤늦게 병원에 옮겨져 연명치료를 받던 C양은 지난 7월 11일 사망했다. A씨 등의 결심 공판은 오는 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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