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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김선호, 복귀 가능성 낮아
[텐아시아=정태건 기자]
'1박 2일'에서 하차한 배우 김선호/ 사진=KBS2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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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KBS2 '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가 사생활 논란으로 곤혹을 치룬 배우 김선호의 하차에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고 있다. 최근 김선호를 향한 반전 여론이 형성되면서 '1박 2일' 복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정준영 트라우마가 1박 2일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
지난달 31일 방송된 '1박 2일'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 10.1%를 기록하며 3주 연속 두자리수 시청률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24일 김선호 하차 이후 첫 방송을 내보냈던 '1박 2일'은 전주 대비 시청률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의 하차가 프로그램 성적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은 셈이다. 김선호 사건은 프로그램의 화제성만 타오르게 하는 장작 역할을 했다. 다음주에는 김선호가 참여하지 않은 첫 촬영분이라 더욱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1박 2일'은 김선호가 전 여자친구의 낙태 종용 폭로에 대해 인정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공개하자마자 곧바로 하차를 결정했다. 당시 본방송을 며칠 앞두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제작진은 부족한 시간에도 철저한 편집을 통해 김선호의 모습을 말끔히 지워냈다. 그가 멤버들의 한 가운데 서있을 때는 불가피하게 화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지만 김선호의 얼굴과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에 호평이 쏟아지며 오히려 시청률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원년 멤버 김선호가 연애사 때문에 하차한 건 너무 가혹하다는 취지의 항의글을 올렸다. 과거 김선호가 '1박 2일' 팀을 두고 '가족'이라고 말했던 걸 언급하며 가족과도 같은 출연자를 쉽게 내쳤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1박 2일'은 앞선 시즌에서 출연자 관련 논란으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김선호의 폭로가 터지자 제작진은 과거 악몽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이번 시즌 멤버들은 방송을 통해 '1박 2일'의 저주를 경계하며 "절대 사고치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김선호는 '1박 2일' 출연 중 낙태를 결정해 시청자들의 배신감과 공분을 자아냈다.
김선호가 떠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최초 폭로가 터진 뒤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던 '1박 2일' 팀은 김선호 측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결국 폭로가 나온 뒤 사흘이 지나서야 김선호는 모두 인정했고, 결과적으로 '1박 2일' 제작진의 결정을 늦추게 하는 민폐를 끼쳤다.
배우 김선호/ 사진=텐아시아 DB |
이 가운데 김선호 전 여친에 대한 사생활 폭로, 최초 주장과는 다른 증언, 강요가 아닌 양자간 합의에 의해 낙태 수술이 이뤄졌다는 정황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반전을 맞았다.
이에 김선호를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후 김선호는 각종 광고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영화 '슬픈 연대' 출연을 강행하며 예정대로 스크린 데뷔를 하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박 2일'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희망의 불씨도 되살아났다.
하지만 복귀 가능성은 여전히 적다. '1박 2일'이 출연자 논란에 대해 민감한 데다가 이미 사생활 논란으로 떠나보냈던 정준영을 다시 불러오는 실수를 범해 프로그램이 종영된 경험이 있기 때문.
시즌3 출연자였던 정준영은 2016년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1박 2일'을 잠시 떠났다. 당시 정준영이 프로그램 내에서 남다른 존재감과 활약상을 보여왔기에 그의 이탈은 분위기를 가라앉게 했다. 이에 제작진은 정준영이 혐의를 벗자마자 3개월 만에 초고속 복귀시켰다.
하지만 2019년 정준영이 가수 승리의 단체 대화방 멤버였다는 게 탄로나면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정준영은 불법 촬영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KBS는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1박 2일'의 제작 및 방송 무기한 중단 조치를 결정했다. 그를 다시 받아준 '1박 2일'에 대해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까지 걱정하게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정준영을 복귀시킨 프로그램으로 낙인 찍히며 종영으로 이어졌다. 물론 정준영과 김선호는 사건의 경중이 다르다. 김선호는 사생활 문제로 소란을 겪은 김선호를 명백한 범죄자인 정준영과 같은 선상에 올려 놓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 제작진의 부담감은 적지 않다. 제작진은 이번에도 김선호라는 위험 요소를 섣불리 떠안았다가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되는 결과를 낳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김선호 입장에서도 이미 낙태 논란이 세상에 알려진 가운데, 무리하게 예능 출연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 특히 친숙한 이미지가 중요한 주말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그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그를 응원하는 이들이 '1박 2일' 제작진에 복귀 압박을 넣는 게 배우에게는 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광고, 영화를 통해 복귀 신호탄을 쏜 김선호가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시 다진 뒤 '1박 2일' 팀과 웃으며 만날 날을 기약하는 편이 낫다. 단, 불명예스러운 이미지를 깨고 압도적으로 많은 대중들이 그의 복귀를 원하는 판을 깔아야 하는 것은 김선호 자신이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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